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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금연 술집' 늘자 여성 음주 급증

보건당국 난감, 여성 음주 관련 질병 증가

영국에서 금연 술집들이 늘어나면서 여성의 음주가 늘어나고 있어, 술집 주인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으나 보건당국은 난감해하고 있다.

금연정책이 여성 음주 증가 초래

영국 <텔레그래프>는 7일(현지시간) "금연법안이 여성의 음주를 부추기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연 술집이 증가하면서 술집 환경이 개선되자 여성들이 술집을 더 많이 찾고 있으며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의 술을 마시고 있다고 것이다.

영국은 지난 2004년 <국민건강백서>를 발간하면서 2006년부터 정부기관과 공공장소를 필두로 흡연구역을 차츰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영국에서는 음주문제 못지않게 흡연이 사회문제로 지적돼왔다. 영국의 비흡연자는 80%로 상당히 높은 편이지만 매년 1천여 명이 간접흡연과 관련된 질병으로 사망하고 있다. 영국의 의학 학술지 <란셋(The Lancet)>은 금연이 시행되면 30만 명이 금연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 놓았다.

그런데 올해 들어 정작 술집에서 금연을 실시하자 영국 사회의 보다 고질적인 문제인 음주문제가 다시 부상하기 시작했다. 이미 영국의 음주량은 유럽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높아 사회차원의 대책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영국인은 한번 술집에 갈 때마다 평균적으로 1.25리터를 마시고 있어 스웨덴의 0.6리터의 두 배를 넘고 있다.

특히 영국여성은 평균 결혼연령이 높기 때문에 여가시간의 많은 부분을 술집에서 보내고 있으며, 그 결과 음주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조사를 담당했던 존 밴드 자료조사원은 또한 "술집과 주류제조 회사들이 여성 음주를 촉진시키기 위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어 금연정책으로 쾌적해진 술집에서 여성 음주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한편 최근 설문조사 결과는 영국 여성 5명 중 1명이 하루 권장 음주량의 두 배가 넘는 술을 마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여성 음주가 심각한 수준임을 나타냈다.

여성의 음주관련 질병 발생률 증가해

웨스트 잉글랜드 대학의 모이라 플랜트 교수는 "젊은 여성들 사이에 간 관련 질병이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같은 질병은 전에는 60~70대 여성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음주가 간 손상은 물론 위궤양과 식도 및 뇌 손상을 일으킨다"고 덧붙였다.

'음주걱정'이라는 시민단체 대변인도 "최근의 여성 음주 문화는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며 "오랫동안 음주를 하면 심각한 건강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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