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진 스님 "朴대통령, 말로 때울 일 아니다"
"지휘고하 막론하고 처벌? 본인도 자유롭지 않아"
29일 <불교닷컴>에 따르면, 명진 스님은 이날 오산 보적사 법회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서는 대통령을 꾸짖어야 한다. 국가지도자로서 박근혜 대통령의 대응을 보면 살아날 수 있는 애들을 다 죽게 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명진 스님은 "박근혜 대통령은 이명박 전 대통령보다 나은 사람인 줄 알았다. 아버지인 박정희 대통령, 어머니인 육영수 여사를 잃고, 동생들도 큰 속을 썩이는 등 인생의 고통을 다 겪은 사람이기에 욕심 없이 바른 정치 잘해줄 것이라 믿었다"며 "그런데 책임져야할 국가지도자가 남 탓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명진 스님은 이어 "박 대통령은 지난 21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 행위는 상식적으로 용납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위'라고 했다"며 "세월호가 바다에 뜨게 한 것은 해경·항만청·해양수산부다. 공무원과 해운업자가 결탁해 모든 비리와 부정부패를 저질렀다. 그들이 이 꽃잎 떨어지는 봄날, 피어보지도 못한 어린 영혼들을 봉우리채로 저 세상으로 보냈다. 모두 권력비리·부패구조가 만든 결과"라고 질타했다.
명진 스님은 나아가 "해수부장관, 항만청장, 해경청장을 임명한 것이 누구냐? 이번 세월호 참사가 살인행위와 같다면 그 살인행위로부터 박 대통령도 자유롭지 않다는 것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명진 스님은 또한 "박 대통령은 회의에서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은 우리 정부에서 반드시 퇴출시키겠다'고 했다"며 "퇴출시키기 전에 임명할 때 자질보고, 청렴성 보고 임명했다면 퇴출시킬 이유도 없었을 것"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박 대통령은 '법·규정을 어기고 매뉴얼 무시하고 사고 원인 제공한 사람들. 침몰 과정에서 의무를 위반한 사람들. 책임을 방기하거나 불법 묵인한 사람들. 단계별 책임자들의 민형사상 책임 묻겠다'고도 했다"며 "지위고하를 막론하겠다면 대통령 본인 책임부터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명진 스님은 더 나아가 "내 자식만 좋은 학교 보내겠다고 좋은 학군 위장전입에 위장전입한 자, 나만 잘살겠다고 부동산 투기한 자, 나만 군대 안가겠다고 불법으로 군면제 받은 자, 논문표절 했던 자들이 우리나라 장관·수석으로 자리하고 있다"며 "이 사람들이 아이들을 두고 나만 살겠다고 배에서 내린 선장·선원과 무엇이 다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명진 스님은 그러면서 "이들이 장관·수석 등 주요 국가 공무원으로 있는 한 우리 사회는 언제 어떤 재앙이 닥칠지 모른다"며 "독재를 하려면 공무원에 대한 독재를 하라. 국민을 향한 독재를 해선 안된다. 콘크리트 같은 관료사회를 때려 부숴야지, 대통령부터가 비리자를 장관으로 앉히면 나라꼴이 어떻게 되겠냐"고 한탄했다.
명진 스님은 "유가족들에게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져주고 슬퍼해줘야 한다. 최근 공중파 방송에서 TV예능프로그램이 다시 시작됐다. 유가족들은 남들이 내 자식 죽음을 잊는 모습에 또 한번 힘들어할 것"이라며 "유가족들에게 우리가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있다는 것을 자꾸 이야기해줘야 한다. 그때가 비로소 위로가 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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