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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공연장엔 5천억 펑펑. 노숙인 예산은 인색"

[토론회] “노들섬예술센터는 또하나의 대선용 전시행정"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노들섬 공연예술센터’(오페라하우스) 건립계획과 관련해 문화시민단체들이 “정작 문화사업이 되어야 할 오페라하우스 건립이 이명박 시장의 치적을 위한 건설사업에 그치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5천억 건립비용은 흔쾌히...노숙인 복지예산은 인색"

‘노들섬예술센터건립반대시민모임’과 민주노동당 서울시당은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7층에서 ‘국내 공연예술센터의 흐름과 노들섬 예술센터’ 토론회를 갖고 서울시가 추진하는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건립의 타당성을 따졌다.

토론자로 나선 심재옥 민주노동당 서울시 의원은 “이명박 서울시장은 항상 논란이 일면 외국의 전문가, 언론 등을 동원하는 데 선수”라며 서울시 사업과 관련한 이 시장의 ‘밀어부치기식 전시행정’을 비판했다.

심재옥 민주노동당 서울시 의원 ⓒ김동현 기자


심 의원은 “청계천이 문제가 되자 베니스 비엔날레 가서 상을 받아오고 그러지 않았느냐. 버스노선 문제도 불거지니까 해외 시찰단을 데려와 논란을 잠재운다”며 “한 마디로 외부 권위를 동원해 국내의 불만을 종식시키려 한다”고 이 시장의 대응방식을 비판했다.

그는 “이번 노들섬공연센터 역시 마찬가지”라면서 “5일 열리기로 한 노들섬 오페라하우스 국제심포지엄도 마찬가지다. 국제심포지엄 하고나서 또다시 ‘봐 니네들은 무식해서 잘 모르는 거야’라며 세계적 전문가들의 의견을 사업 타당성으로 내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심 의원은 “서울시 노숙인 예산비가 20억원이 필요하지만 매년 8억원 정도밖에 책정되지 않는다”면서 “왜 예산을 늘리지 못하느냐고 따지면 ‘서울시는 긴축예산 편성을 해야한다’는 답변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도대체 우선이 뭐냐. 노들섬에 5천억원이나 쏟아부으면서 한쪽에서는 죽어가는 시민들, 복지사각 지대에 놓여 살아가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그 1백분의 1도 안되는 예산을 못 내 놓느냐”며 이 시장을 거듭 비난했다.

“서울 랜드마크가 꼭 건물이어야 하나”

김소연 민예총 ‘컬쳐뉴스’ 편집장은 서울시의 ‘노들섬공연예술센터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오페라하우스 건립은 서울시의 ‘랜드마크’의 필요성에서 추진하는 사업일 뿐”이라며 “문화적 수요와 문화적 삶의 질 제고를 목표로 하는 사업이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서울시가 추진하고자 하는 랜드마크로서의 노들섬공연예술센터가 대체 어떠한 문화적 삶을 추구하냐”고 따졌다.

이희진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이사 역시 “노들섬공연예술센터가 서울시의 상징적인 랜드마크라고 하는데 랜드마크가 꼭 건물이어야 하는가. 꼭 건물을 지어야만 한다면 그것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나중에 노들섬을 옆에끼고 사진을 찍기위한 자신의 치적쌓기에 어울리기 때문”이라고 비꼬았다.

“문화예술노동자들 탄압하면서 무슨 문화도시 운운하나”

한편 이 날 토론회에서는 이 시장의 문화예술정책에 대한 ‘진정성’도 도마에 올랐다. 문화계는 이 시장이 “겉으로는 ‘서울을 세계인류 문화 도시로 육성하자’고 외치지만 실상은 문화예술노동자를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서울시가 지난 2005년 3월, 세계적 지휘자 정명훈씨를 단장으로 하는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설립하는 과정에서 60년 전통의 서울시 교향악단을 일방적으로 해체시키고 기존 서울시향 소속 연주가 30여명을 조기퇴직(정리해고 2명)시킨 사실은 이 시장의 전형적인 독단행정으로 꼽혔다.

문화계는 또 이 시장이 새로 설립한 서울시립교향악단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며 연간 1백11억원의 예산을 편성해 놓았지만, 서울시국악관현악단, 서울시무용단 등 나머지 9개에 이르는 서울시 예술단체의 총예산은 1백65억원 밖에 배정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이 시장 개인이 선택하고 선전하는 사업은 일방적인 예산을 쏟아붓는 반면 주목받지 못하는 사업은 홀대한다는 것이 이 날 토론자들의 분석이었다.

이용진 전국문화예술노동조합 위원장은 “이명박 시장의 문화예술정책은 이벤트성, 트랜드성 문화행사에만 치중해있고 정작 문화예술에 종사하는 노동자를 위한 정책은 하나도 없다”며 이 시장의 문화예술정책은 진정성이 없다고 단언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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