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최대 갑부인 베르나르 아르노 루이뷔통 회장이 정부의 부자 증세 방침에 반발해 벨기에 귀화를 신청해 파문이 일고 있다.

벨기에 일간지 <라 리브르벨지크>는 8일(현지시간) 벨기에 귀화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 아르노 회장이 지난주 벨기에 귀화위원회에 귀화를 신청했다고 전했다.

아르노 회장은 410억 달러의 자산을 보유한 프랑스 최고 갑부로, 세계 부자 랭킹 4위이기도 하다.

그는 좌파 성향의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이 연소득 100만 유로(126만달러) 이상의 고소득자에 대해 최고세율 75% 적용구간을 신설하겠다는 밝힌 데 따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르노 회장은 보도후 보도자료를 통해 "벨기에 국적 신청을 한 것은 맞다"고 확인하면서도 자신의 지주회사를 통한 투자를 쉽게 하고자 이중국적을 신청한 것이라며 자신은 프랑스에서 세금을 계속 낼 것이고 프랑스 국적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우파 성향인 니콜라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과 절친한 사이인 아르노 회장은 지난 1981년 사회주의자인 프랑수아 미테랑 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도 프랑스를 벗어나 미국에서 3년 간 거주한 전력이 있다.

아르노 회장의 귀화 신청 소식에 부자 증세에 반대하는 프랑스 야당은 올랑드 대통령을 비난하면서 부자 증세 철회를 요구하고 있으나, 프랑스 국민들 사이에서는 아르노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아지는 등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올랑드 정권은 그러나 부자 증세 비판 여론에 적용대상을 축소하는 절충안을 마련하되 부자증세 자체는 그대로 밀고 나간다는 방침으로 알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