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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시장'과 '마산시장'의 차이

<기고> '마산광풍'의 또다른 책임자는 마산시장이다

‘바가지’ 분양가 논란이 수도권을 휘몰아치는 가운데 경남 마산 구 한일합섬 터에 짓는 3천세대급 메트로시티에 몰아닥친 ‘광풍’가이 전국민을 충격에 몰아넣었다. 정부정책에 대한 극한 불신이 평당 1천만원에 육박하는 분양가에도 불구하고 전국의 이동식 부동산중개업소(떳다방)를 일개 지방의 모델하우스로 불러들인 것이다. 분양신청을 하기 위해 늘어선 장사진의 길이만 장장 6km였다니...말 그대로 망국적 현장이다.

이런 일이 벌어진 이유는 지극히 단순하다. 정부는 지난 2003년과 2005년 투기과열지구 내에서의 분양권은 일정기간(수도권 5년) 전매를 금지했고,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경우도 분양권 전매를 제한했다. 하지만 마산의 경우 비투기과열지구라서 전매가 자유롭기 때문이다.

수년전부터 ‘풍선효과’라는 단어가 부동산시장을 풍미하고 있다. 즉 정부의 분양권전매규제가 행정구역별로 가해지는 허점을 노려, 부동산에 대한 풍부한 ‘식견'과 '정보’에다 ‘전(錢)’을 가진 투기세력은 규제회피지역으로 옮겨 다니며 서민에게 바가지를 씌우는데 여념이 없었다.

이번에도 전주, 진주, 청주에 이어 마산으로 풍선 효과가 전염된 것이다. 검단신도시 발표 후 하루를 멀다하고 투기꾼들이 전국 각지로 소재만 있으면 준동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전국의 단일적인 규제를 통해 풍선효과를 없앨 엄두조차 내지 않았다.

중앙정부는 더없이 무능하니 그렇다 치자. 그러면 지자체는 속수무책으로 지켜볼 수밖에 없었을까? 그렇지 않다.

경북 포항시는 작년 7월 "북구 장성재건축아파트 분양가격이 한달전에 분양된 다른 아파트에 비해 1백만원이나 높다"며 평당 6백97만원에서 가격인하를 권고해 6백29만원에 승인을 내준 전례가 있다.

뿐만 아니었다. 포항시는 작년 6월 한 달 동안 포항시에 주민등록 전입신고를 한 6백58명의 외지인 대부분이 재건축아파트 분양을 노린 위장전입자로 판단, 분양공고일 당시 포항시에 2개월 이상 거주한 시민에게 우선 공급하도록 청약자격을 제한하였다.

당시 포항시는 법에 없는 권한을 남용하였다는 어떠한 비난도 받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지자체단체장은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훌륭한 비교대상이 됐다. 왜냐하면 국법인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 제4조[주택공급의 대상] ⑤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별시장&#8228;광역시장&#8228;시장 또는 군수는 투기를 방지하기 위해서 필요한 경우 입주자모집공고일 현재 당해 주택건설지역에 일정기간이상 거주하고 있는 자에게 우선공급하게 할 수 있다.”

포항시는 이 아파트 이외의 신규분양 아파트에 대해서도 수요공급 상황을 지켜본 뒤 투기 우려가 있다고 판단되면 청약자격을 제한하는 방침을 3개월 거주조건으로 강화하고 있다. 또 신규분양 아파트의 모델하우스 등에서 나타나는 일부 청약부금 및 청약예금 통장의 명의이전 등 변칙적인 매매행위에 대해서도 세무서와 금융기관 등의 협조를 얻어 규제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21일부터 분양에 들어간 경남 마산시 양덕동 메트로시티 분양사무실 내에 투기성 청약자들이 대거 몰려 북새통을 이루고 있다. ⓒ연합뉴스


다른 지자체의 경우에도 무주택자 등 실수요자에게 공급이 가능하게 하는 조건을 부여했다면 투기수요의 준동은 상당부분 사전에 막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에 전국을 충격을 몰아넣은 마산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분양전 한달 사이에 3천여명의 시민숫자가 늘어났다. 그 전까지 마산은 시민 숫자가 줄어드는 추세였다. 누가 봐도 투기꾼들의 대거 유입이었다.

그러나 마산시장은 투기방지를 위한 아무런 행정조처도 하지 않았다. 하루 전 전입자도 태연히 청약에 참가한 것이다. 그래서 6Km에 걸친 투기행렬이 서민의 억장을 무너지게 한 것이다.

국민의 기본권 중 하나인 주거권의 보장을 위해 자신들이 할 수 있는 권한이 무엇이 있는지 모르는 지자체장이 다른 행정서비스는 제대로 하였을지는 불문가지다.

온 나라가 부동산투기 광풍 때문에 망국의 위기감에 싸여 있다. 내집마련의 꿈을 갖고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고 있는 서민들은 일할 맛, 살 맛을 잃고 있다. 또한 집값에 잇따라 오르는 전세 월세값에 이삿짐을 쌀 궁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마산시장을 비롯한 지방자치단체장들의 뼈를 깎는 각성이 시급하다.
이선근 민주노동당 경제민주화운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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