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광대' 공옥진 여사, 우리곁 떠나다
'병신춤' '곱사춤' '동물춤'으로 서민들과 함께 해
'1인 창무극'과 '병신춤'의 대가인 공옥진 여사가 9일 오전 4시49분 향년 81세로 별세했다.
공 여사는 지난 1998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고향인 전남 영광에서 투병 중이었다.
고인은 판소리 명창 공대일 선생의 4남매 중 둘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아버지에게 창을 배우고 10세를 전후해 아버지를 따라 일본으로 건너가 무용가 최승희의 집에서 하녀로 일하며 춤을 배운 뒤, 지난 1945년 조선창극단 입단 후 평생 무용가의 길을 걸어왔다.
그는 전통 무용에 서민들의 애환을 담은 해학적 동물춤과 병신춤, 곱사춤 등을 접목해 '1인 창무극'으로 발전시켜 수십 년간 서민들을 울고 웃겼다.
동양인으로는 최초로 미국 링컨센터에서 단독공연을 하기도 했고 일본, 영국 등지에서의 공연을 통해 '가장 서민적인 한국예술'이란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그의 '1인 창무극'은 순수 전통춤이 아니라 창작을 통해 변형시켰다는 편협한 해석으로 공식 문화재로 인정받지 못하다가, 2010년 5월에야 심청가 부분만 어렵게 전라남도 무형문화재에 지정됐다.
공 여사는 무형문화제로 선정된 다음 달에 뇌졸증으로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한국의 명인명무전'이 열린 국립극장 무대에 올라 마지막 공연을 해 많은이들의 기립 박수를 받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딸 김은희(63) 씨와 손녀 김형진(40) 씨가 있으며, 고인은 아이돌그룹 투애니원의 공민지의 고모할머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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