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18일(현지시간) 그리스에 대해 유로존 탈퇴 여부를 국민투표로 결정하라고 압박하자 그리스 정당들이 내정간섭이라고 반발하는 등, 양국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그리스 총리실은 이날 메르켈 독일 총리가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내달 17일 그리스가 총선을 실시할 때 유로존 탈퇴에 관한 국민투표를 동시에 진행할 것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정당이 아닌 국민들이 유로존 탈퇴 여부를 결정하라고 압박한 셈.

그러나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현 과도정부는 총선만 관리할 수 있을 뿐 국민투표에 관한 권한은 없다고 거부했다.

다음달 총선에서 집권이 유력시되는 급진진보연합(시리자) 대표인 알렉시스 치프라스도 "메르켈이 그리스를 피보호국으로 취급하고 있다"고 맹비난했고, 보수 계열인 신민당 당수 안토니스 사마라스 역시 "메르켈의 제안은 유감스럽게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독일은 내정간섭 논란이 일자 즉각 성명을 내고 "오해"라며 진화에 나섰으나, 독일과 그리스 양국관계는 최악으로 치닫는 양상이다. 그리스 국민들은 독일이 구제금융 조건으로 강력한 긴축을 요구하자 반독 감정이 고조된 상태이며, 독일 국민은 "왜 우리 세민으로 그리스를 도와야 하냐"며 그리스 지원에 대한 불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