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 역풍'에 그리스 집권 연정세력이 6일(현지시간) 실시된 총선에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 집권연정이 붕괴될 위기에 직면했다.

그리스 내무부의 부분 개표 결과, 연정을 주도하고 있는 신민당은 득표율 18.9%로 전체 의석 300석 중 108석을, 신민당과 연정을 구성했던 다른 정당인 사회당(PASOK)은 13.4%로 41석을 확보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두 연정의 득표율을 합쳐봤자 간신히 전체의 3분의 1에 그치는 참패를 한 셈이다.

반면에 야당인 진보좌파연합(시리자)은 16.8%로 51석을 확보하면서 기대이상의 돌풍을 일으켰다. 이밖에 극우 계열 '황금새벽당' 등 6개 정당도 의석 확보 최소 기준인 전국 득표율 3%를 넘길 것으로 출구 조사결과 나타났다.

야당인 시리자는 그동안 유세에서 지난 2월 이뤄진 구제금융에 대해 "채권 상환을 잠정 중단하고 구제금융 조건을 재협상하자"며 긴축 철회를 주장해왔고, 집권 연정세력인 신민당과 사회당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머물고 긴축재정을 완수해 구제금융에 책임지겠다"며 지속적 긴축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이처럼 집권연정세력이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그리스는 자칫 연정이 붕괴될 수도 있는 위기에 직면했다.

제1당은 개표후 사흘 내에 정부를 구성해야 하며 그렇지 못하면 2당이 같은 권한을 받고, 그마저도 실패하면 3당에 권한이 돌아간다. 그래도 정부 구성이 되지 않으면 그리스는 2차 총선 투표를 실시하게 돼 있어, 2차 총선 가능성이 유력한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같은 집권연정세력의 과반 의석 획득 실패는 강도높은 긴축에 따라 극한적 위기에 직면한 다수 국민들이 투표를 통해 선상반란을 일으킨 형국이어서, 그리스는 또다시 극도의 정정 불안 상태에 빠져들면서 유럽 재정위기를 재연시키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