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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봉균의 '카멜레온 변신'에 비난 봇물

추병직 지지하다가 경질 요구, "부동산정책 재경부 주도" 주장도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부동산폭등과 관련, 추병석 건설교통부장관 경질을 촉구하면서 동시에 부동산정책은 재경부가 주관해야 한다고 주장해 "강봉균은 역시 모피아(재무부 마피아의 약칭)"라는 당 안팎의 비난을 사고 있다.

재경부장관 출신인 강 의장은 14일 오전 고위정책조정회의에서 "부동산 문제의 재경부 이관 얘기를 들었는데 잘 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동안 청와대가 부동산정책을 총괄한 결과 이같은 사태를 초래했다는 주장인 셈.

그는 전날 비상대책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도 "부시 미국 대통령도 선거에서 지자 민심을 수용해 곧바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잘랐다"며 "그런데 지금 정부는 전혀 그런 게 없다"고 추병직 장관 경질에 미온적인 노무현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내가 30년 넘게 역대 여러 정부에서 일해 왔다. 과거에는 여론이 사나워지면 이를 반영해 인사를 해 민심을 달래는 것이 순서였다"며 "그런데 지금 정부에는 과거 같았으면 모가지가 잘렸을 사람들이 수두룩하게 널려있다"는 말도 했다.

카멜레온적 처신으로 당 안팎의 거센 비난을 자초한 강봉균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 ⓒ연합뉴스


그러나 강 정책위의장의 이같은 비난은 즉각 당 안팎의 비난을 촉발시켰다. 강봉균 정책위의장의 그간 행보는 그에게 이런 비난을 할 자격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한 예로 그는 추병직 건교장관의 검단 신도시 발표로 부동산값 폭등이 재연됐을 초기만 해도 "추장관의 신도시 공급은 당론과 일치한다"며 추장관에 대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혀, 당내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았었다. 그러다가 추병직 경질 여론이 대세를 이루자 말을 바꿔 추병직 즉각경질을 촉구하고 나선 것은 카멜레온적 행태라는 게 열린우리당 다수의 의견이다.

김두관 전 최고위원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강봉균 정책위의장의 실명까지 거론라며 "과천 출신들이 당을 망쳤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참여정권 4년간 강 정책위의장이 전경련의 민원인 기업도시법 통과를 위해 총대를 매는 등 그동안 망국적 부동산값 폭등을 촉발하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의 또다른 중진의원은 "강봉균, 김진표, 홍재형 등 과천 재경부 출신들이 열린우리당의 정체성을 망친 주범들"이라며 "당이 지금이라도 진정으로 참회하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선 이들부터 솎아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청와대도 강 정책위의장 주장에 불쾌해 하는 분위기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부동산정책이 재경부로 이관된다는 보도와 관련, "대통령이 직접 부동산회의를 주재할 것"이라며 즉각 부인하며 강 정책위의장 주장을 어이없어 했다.

건설교통부도 강 정책위의장 발언에 분노하는 분위기다. 건교부의 한 관계자는 "강 정책위의장 주장대로 따르면 마치 그동안 부동산정책을 건교부와 청와대가 주도하고 재경부는 책임이 없다는 식인데 말이나 되냐"며 "아무리 강 정책위의장이 재경부장관 출신 모피아라고는 하나 해도 너무 한다"고 질타했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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