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일보> "낙동강 삽질, 철새 다 쫓아냈다"
"4대강 공사로 철새, 3분의 2로 줄어들어"
4대강 공사로 인해 낙동강변을 찾던 철새들이 3분의 2이나 줄어들면서 앞으로 낙동강에서 철새를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는 보도다. 4대강 사업장 곳곳에서 우려했던 재앙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한 양상이다.
<부산일보>에 따르면, 환경단체 '습지와새들의친구' 조사 결과 지난 9월부터 이달까지 낙동강 유역(구포대교 아래+서낙동강 전체)을 찾은 철새 개체 수는 총 7만 9천여마리로 조사됐다. 이중 하굿둑부터 구포대교 사이 둔치를 찾은 철새의 개체 수는 총 3천 마리 안팎으로, 이는 4대강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2008년 겨울 9천 마리에 견줘 3분의 2가 줄어든 수치다.
철새 개체 수의 급격한 감소는 공사가 시작되면서 이뤄진 대규모 준설작업으로 수심이 깊어지고 수질도 크게 악화됐기 때문. 또 맥도지구 일대에 분포하고 있던 논과 함께 철새들의 먹이가 사라진 것도 철새 개체 수가 급격히 줄어든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구간은 2공구의 맥도지구와 삼락지구 일부, 3공구인 삼락지구, 3공구와 4공구 사이에 해당하는 대저지구 등 총 752만㎡다. 공사비만 1천억 원 이상이 투입됐는데 맥도와 삼락지구에서는 현재까지 준설토를 계속 반출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고니와 청둥오리, 기러기 등 겨울철새들은 9월부터 낙동강 일대를 찾기 시작해 11월에 그 절정을 이룬다. 애초 부산시 낙동강사업본부는 이 같은 이유 때문에 이달 안으로 삼락지구 등의 습지를 복원할 계획이었지만 준공이 다음 달로 연기돼 올해 겨울에도 이 지역에서 철새를 찾아보는 것은 거의 어렵게 됐다.
일각에서는 내년 상반기 안으로 모든 공사가 마무리된다 하더라도 낙동강변의 둔치가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습지와새들의친구' 관계자는 "현재 낙동강사업본부가 벌이고 있는 공사는 수변부를 다 파괴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수면성 오리와 잠수성 오리 모두 서식할 수 없다"면서 "앞으로 공사지역의 철새들은 점점 더 감소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공사 구간에서 먹이와 쉴 곳을 찾지 못한 철새들이 명지갯벌과 서낙동강 유역에 모이는 것도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새들이 특정 장소에 집중적으로 몰리게 되면 자연적으로 먹이경쟁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지속적인 철새들의 서식처로서의 기능 상실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 낙동강사업본부 관계자는 "2공구인 맥도지구는 공사 발주가 늦어진데다 올 가을에 비가 잦아서 공사가 며칠씩 연기돼 습지 복원 완료가 늦어진 것"이라며 "습지 복원 등 모든 공사가 마무리되는 내년 상반기 이후부터는 철새 수가 공사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부산일보>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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