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대은행 신용등급 강등, 미국주가 폭락
이탈리아 은행-기업 신용등급도 무더기 강등, 위기 확산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83.82포인트(2.49%)나 폭락한 11,124.82에서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도 35.33포인트(2.94%) 빠진 1,166.76에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52.05포인트(2.01%) 떨어진 2,538.19에서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주가는 미연준이 내놓은 경기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으로 주가가 하락하던 와중에 무디스가 미국 대형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크게 급락했다.
미연준은 이날 4천억달러 규모의 만기 3년이하의 단기 국채를 매도하고 대신 만기 6~30년의 장기 국채를 매입할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을 경기부양책으로 내놓았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중앙은행이 장기 국채를 매입하고 단기 국채를 매도해 장기 금리를 낮추는 정책으로, 미국에서는 존 F. 케네디 정부 때인 1960년대 초 시행한 뒤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장기 국채 매입을 통해 장기 금리가 하락하면 기업이 투자를 늘리고 가계는 주택 매입에 나서 내수가 활성화되는 효과를 노린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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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연준은 이같은 추가 경기부양책을 취하는 이유로 "경제성장의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며 "실업률이 계속 상승하는 등 고용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고, 자동차 판매 회복에도 불구하고 가계지출도 매우 느린 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미연준은 특히 "전세계 금융시장 불안 등 경제전망에 상당한 하방리스크가 있다"고 우려했다.
미연준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냉랭했다.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정도의 부양책으로는 더블딥에 빠진 미국경제에 활력을 줄 수 없다는 판단에, 미연준의 경기전망은 세계경제 비관론만 부추겼다.
설상가상으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BoA와 시티그룹, 웰스파고 등 미국 3개 대형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하면서 시장을 패닉적 분위기로 몰아갔다. 무디스는 미국 최대은행인 BoA의 신용등급을 A2에서 Baa1으로 2단계 강등했고, 시티그룹에 대해선 단기등급을 프라임1에서 프라임2로 낮췄으며, 웰스파고에 대해서는 장기등급을 A1에서 A2로 낮췄다. 이들에 대한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매겨 추가 강등을 예고했다.
무디스는 신용등급 강등 배경으로 금융기관이 위기를 맞을 경우 수습에 나서야 할 미국 정부의 구제 의지가 과거보다 상대적으로 약해졌다는 점을 들었다. 시장에서는 이를 유럽 재정위기가 유럽 은행들만 강타하지 않고, 미국 은행들에게까지 커다란 악재로 작용할 것이란 경고로 받아들였다.
여기에다가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을 내렸던 S&P가 이날 국가 부채의 위험성을 들어 메디오방카 등 이탈리아 은행 7곳의 신용 등급을 낮춘 것도 시장을 혼란으로 몰아넣었다. 이밖에 또다른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이탈리아 최대 자동차회사 피아트의 신용등급을 Ba2에서 Ba1으로 강등하는 등, 이탈리아가 제2의 그리스가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는 조치가 잇따라 시장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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