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태 특명, "여의도 '성추문 괴담' 조사하라"
여기자에게 기습뽀뽀, 택시안 애정행각, 여비서 성폭행...
13일 <조선일보>에 따르면, 현재 여의도에는 각종 성추문이 나돌고 있다.
지난 4월 국회 출입 기자들 사이에선 '뽀뽀 괴담(怪談)'이 떠돌았다.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수도권 여당 의원인 A 의원과 술을 마시던 여기자가 A 의원으로부터 '기습 뽀뽀'를 당했다는 것이다. 여기자는 선배 기자와 함께 A 의원에게 강력히 항의했고, A 의원은 그 자리에서 바로 사과했다고 한다.
지난 5월엔 '택시 괴담'이 국회를 강타했다. 여당의 B 의원이 술에 취한 채 유흥업소 여종업원과 택시에 올라 애정 행각을 벌이다 '블랙박스에 다 녹화됐으니 인터넷에 공개하겠다'는 기사의 협박을 5000만원을 주고 무마했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B 의원으로 지목된 한 의원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또한 최근 수도권 여당 C 의원실에서 유부남 보좌관이 미혼 여비서를 성폭행했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여비서는 그만뒀고, 보좌관은 "상호 합의하에 관계를 가졌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도 야당 D 의원 사무실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D 의원의 여비서가 영등포의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남자를 의원실로 데려와 동침을 했는데, 두 사람이 잠든 모습이 아침에 출근한 보좌관에게 발각됐고 보좌관이 여비서를 폭행했다는 것이다. 여비서는 보좌관을 폭행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최근 야당 E 의원실의 한 보좌관은 국회 체육대회 날 국회 여자 화장실에서 휴대폰으로 '몰래 카메라'를 찍다가 발각되기도 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최근 국회 내 성 추문 사건에 대한 보고를 받고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확인해 보고서를 제출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북유럽 발트 3국을 순방 중인 박 의장은 수시로 전화 보고를 받고 있다고 한다. 이에 의장실과 대변인실 등은 국정원과 경찰청 등 정보 라인까지 동원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국회를 둘러싼 성 관련 루머는 늘 있어 왔으나 국회의장이 사실 확인에 나서 보고서까지 내라고 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국회에 출입하는 여기자, 의원실 직원과 관련된 사항도 있어서 의장실에서 특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회 관계자는 "최근의 추문은 '카더라'를 넘어서 구체적 정황과 실명까지 거론되고 있다는 점에서 국회의장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파악에 나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의장은 13일 귀국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소문의 일부라도 사실로 밝혀질 경우 강력한 제재와 함께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라고 <조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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