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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락가락 한나라, 하루만에 "햇볕정책도 잘못"

김형오 "그게 그것", 극우층 반발에 발언 백지화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을 분리하며 호남민심을 파고들고자 하던 한나라당이 하루 만에 말을 바꾸었다. 극우보수진영의 강한 반발에 따른 입장 변화로 풀이된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18일 오전 국회대책회의에서 "느닷없이 DJ의 햇볕정책과 노무현 정권의 포용정책이 다르니 같으니 하는 얘기가 나오는데 국민은 불안감만 갖고 그게 그것으로 보고 있지, 이런 문제에 관심이 없다"며 "강재섭 대표의 호남 발언은 노무현 정권의 대북정책이 매우 잘못됐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이 같은지 다른지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싸울 일이지 한나라당이 끼어들 일이 아니다"며 "강재섭 대표도 어제(17일) 발언에 오해가 있었다고 전화를 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앞서 강재섭 대표는 지난 17일 10.25 재보선 유세를 위해 전남을 방문한 자리에서 "참여정부의 대북포용정책은 김대중 정부의 햇볕정책까지 망쳐놨다"고 주장했다.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도 이날 오전 회의에서 "햇볕정책은 햇볕정책이고 포용정책은 포용정책"이라며 햇볕정책과 포용정책을 분리했었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대책회의가 열리기 전, 김성조 전략기획본부장에게 "포용정책과 햇볕정책이 다른 것이 아니다"며 "햇볕정책은 원래 잘못된 정책인데 노무현 정권이 더 악화시킨 것이지 구분할 일은 아니다"고 전날 발언을 꾸짖기도 했다. 그는 공식적인 회의 전에 "한나라당이 그동안 햇볕정책을 얼마나 비판했는데..."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나라당의 이같은 급작스런 입장 변경은 '햇볕정책-포용정책' 분리 발언후 극우보수진영이 강력 반발하고, 18일자 <조선일보> 등이 "한심하다"고 비난한 데 따른 긴급 궤도수정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한나라당의 오락가락은 호남에 대한 그동안의 적극적 러브콜이 '정략적 접근'이었음을 스스로 입증하는 것이어서, 이래저래 정치불신만 심화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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