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박근혜 "北, 핵포기하면 동북아개발은행 설립해 지원"

"통일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 국가 돼야"

독일을 방문중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자신의 통일정책과 경제-외교에 대한 소신을 소상히 피력했다.

박 전대통령 회고로 연설 시작

박 전 대표는 28일 오후(현지시간) 아데나워 재단 초청 연설에서 박정희 전대통령과 독일의 남다른 인연을 소개하는 것에서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박 전대표는 "나는 1964년 12월, 차관을 빌리기 위해 서독을 방문했던 나의 아버지께서 함보른 탄광에 찾아가 파독 광부와 간호사들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을 때, 그 눈물을 닦아주었던 뤼프케 대통령의 손수건을 기억하고 있다"며 "'한국도 잘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우리가 돕겠노'라고 손수건을 건네며 말씀하셨던, 뤼프케 대통령의 따뜻한 격려는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에게 용기를 주었고, 정말 큰 힘이 되어 주었다"고 60년대 독일의 지원에 감사를 표시했다.

그는 "당시 독일이 제공했던 차관 1억 5천만 마르크는, 이후 대한민국의 근대화와 경제개발에 너무나 소중한 종자돈이 되었고 독일이 한국에 이전해 준 선진기술과, 산업 역군을 육성하기 위한 직업훈련 프로그램도 한국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었다"며 "한국의 경부고속도로 역시 당시 독일을 방문하셨던 아버지께서 아우토반을 직접 주행하신 후에 구상하셨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고 과거 비사를 소개하기도 했다.

독일을 방문중인 박근혜한나라당 전대표가 28일 오후(현지시간) 아데나우어 재단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독일의 3대 통일조건 승계하겠다"

박 전대표는 이어 화두를 통일문제로 돌려, "‘경제력과 강력한 전쟁 억지력’, ‘동독의 변화를 유도한 원칙있는 정책‘,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조를 얻어낸 독일외교의 성공‘이 바로 통일의 3가지 조건이었다"며 "나는 한국도 한반도에 평화를 정착시키고 통일로 가기 위해서는, 이 3가지 교훈을 실천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전대표는 우선 "경제력을 더 키우고, 강력한 전쟁억지력을 가져야 한다"며 "나는 독일이 통일 전이나 통일 후에도 NATO에 가입하여 있으면서 자국의 안보뿐 아니라 지역안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한국에는 중요한 시사점을 준다고 생각한다. 마찬가지로 한미동맹의 건전한 관계유지가 한반도의 안정뿐만 아니라 통일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한미동맹 유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어 두번째로 "원칙있는 대북 정책으로 북한의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북한의 약속 이행에 상응하는 지원을 통해서 변화를 유도할 때, 올바른 남북관계로 갈 수 있고, 그러한 관행이 제도로 정착될 때 비로소 북한을 개방과 개혁의 길로 인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통일한국의 노선과 관련, " 통일한국이 자유민주주의 체제와 공산주의 체제의 중간 정도의 혼합체제 비슷한 체제가 될 수는 없다"며 "한국 통일은 반드시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바탕으로, 자유와 인권, 인간의 존엄성을 한반도에서 증진시키고, 지역의 민주평화를 고양시키는 국가가 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마지막 세번째로 "통일이 가능한 대외환경을 만들기 위해 외교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굳건한 한미동맹을 중심으로 주변 국가들과의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실용적인 외교를 강화해야 한다. 새로운 친구들을 사귐에 있어서 옛 친구들을 소홀히 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북한 핵무기 포기하면 동북아개발은행 설립해 지원"

박 전대표는 이어 화제를 '북핵문제'로 돌려 "북한은 조속히 6자회담에 복귀해서 핵문제 해결에 협조해야 한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체제안전, 경제지원, 북미수교 등 어떤 대가를 줄 수 있는지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제안을 하고, 반대로 끝까지 핵 포기를 거부할 때는 어떤 불이익이 기다리고 있는지 보다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대표는 특히 "북한이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를 포기한다면 주변국과 국제기관이 참여하는 ‘동북아개발은행(NEADB)’의 설립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6자회담 당사국은 물론 몽고와 EU 그리고 IBRD, EBRD, ADB 등 국제금융기관이 공동으로 출자하여 북한의 경제개발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중국의 동북 3성과 러시아의 극동, 몽고 등 동북아 지역의 개발에 투자하자는 구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핵문제를 해결한 이후에도 동북아의 안정과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한 ‘동북아 안보협의체’로 발전해 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대표는 "‘동북아개발은행’과 ‘동북아 안보협의체’가 성공적으로 운용된다면 이를 ‘동북아안보경제공동체(NEASEC : North East Asian Security Economic Community)’로 확대 발전시켜갈 수 있을 것"이라며 "안보와 경제를 동시에 아우르는 포괄적 다자협력체가 구성된다면, 동북아의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획기적인 틀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섭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