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통연수원장, 교육장에서 "무상급식 반대"
반발하는 기사에게 "나가라", 민주당 "김문수 하수인으로 전락"
26일 <한겨레>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9시부터 4시간 동안 수원시 장안구 조원동 경기도 교통연수원에서 오산·화성지역 영업용 택시 운전기사 280여명의 직무 보수교육이 실시됐고, 박인구 경기도 교통연수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빈부격차도 있는데 무상급식을 잘사는 사람한테 굳이 줄 필요가 있느냐”며 “세종시와 관련해 충청도민들이 이익을 챙기는데 수도권 규제 등 불이익을 받는 경기도민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고 뭉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택시기사 박아무개(51)씨가 “직무교육과 동떨어진 내용”이라며 “정치적 색깔이 너무 짙은 것 아니냐”고 손을 들어 항의하자, “박 원장은 ‘(교육장에서) 나가서 안들어와도 된다’고 했다”고 박씨가 전했다.
또다른 기사 최아무개(45)씨는 “원장 말이 지나치다 싶어 재차 항의하니까 그럼 ‘나 대신 와서 원장을 하라’고 해 참석자들이 ‘사람 무시하는 것이냐’며 격분했다”고 전했다.
박 원장은 이에 대해 “흥분해서 말 실수가 있었다”면서도“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소신이었으며, 세종시와 관련해서는 충청도민들처럼 경기도민들도 피해를 보는 점에 대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려 한 것이지 특정 정당의 지지를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현행 운수사업법 등에 따라 택시와 버스, 화물차 등의 운전기사들은 연간 1차례 4시간씩 교통환경과 쾌적한 대중교통문화 조성을 위한 직무교육을 받는데, 경기도에서는 연간 10만명이 교육 대상이다. 경기도 교통연수원은 전체 연간 운영비의 70∼80%인 16억을 경기도로부터 지원받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의 송두영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경기교통연수원장이 김문수 경기지사 하수인으로 전락한 것 같다"며 "경기도로부터 거액의 지원금을 받고 있는 단체의 장이, 무상급식에 대해 색깔론을 펼치는 김문수 경기자사의 비위를 맞추기 위한 발언으로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박 원장을 질타했다.
그는 "특히 김 지사는 ‘1일 택시기사’ 체험을 명분으로 정치성 쇼 행보에 나서면서 중노동,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택시기사를 우롱했다"며 "도지사는 1일 택시기사를 한다며 정치 쇼를 펼치고, 교통연수원장은 운전기사의 직무교육과 무관한 무상급식 반대를 외치고 있으니 두 사람 모두 ‘면허 정지’깜이 아닐 수 없다"며 김 지사와 박 원장을 싸잡아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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