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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권의 '2007 양극화 전술'은 실패할 것이다

<뷰스 칼럼> 정부,"盧정부 출범후 땅값 7.4%밖에 안올라"?

노무현 정부가 또다시 양극화의 책임을 YS-DJ정부만의 탓으로 돌리며, "불을 끄는 소방수를 왜 탓하냐"고 자신들을 강변하고 나섰다. 특히 노무현정부 출범후 실제 땅값은 7.4%밖에 안올랐다고 주장, 참여정부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있음을 드러냈다.

재경부의 끝없는 궤변

조원동 재정경제부 경제정책국장은 국민들의 관심이 온통 한국 야구대표팀의 선전에 쏠려 있던 지난 17일 국정홍보처의 <국정브리핑>에 '불낸 사람 놔두고 왜 소방수를 탓하나'라는 제목의 반론을 기고했다. 얼마전 김영호 언개연 공동대표가 인터넷신문 <대자보>에 "노대통령은 양극화 해소 뭘했나?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관료집단이 양극화 격차 더 벌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한 데 따른 반론이었다.

노무현 정부 지지율 급락의 원인은 '관료의 덫'에 있다. ⓒ연합뉴스


조국장은 반론을 통해 "양극화는 장기간에 걸쳐 발생한 구조적이며 또한 전세계적인 현상"이라며 "따라서 참여정부 출범 이후 3년간을 분리해 참여정부, 특히 참여정부의 신자유주의를 신봉하는 관료집단이 양극화 심화의 장본인이라는 것은 무리한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우선 양극화의 근원 중 하나인 '비정규직 급증'과 관련, "비정규직이 기업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그리고 국제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비용절감 과정에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그렇다고 비정규직을 정규직과 동일하게 보호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그나마 열려 있었던 고용의 문호마저 닫혀질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국장은 또 재래상권을 파괴하는 재벌기업의 대형할인점에 대한 무차별적 허가와 관련, "유통시장의 대형화 추세로 인해 자본력이 없는 소위 구멍가게가 어려워진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대형화를 통한 혜택은 가격을 통해 국민들에게 돌아가며, 낮은 물가는 국민들의 가처분 소득을 증가시켜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수 있는 하나의 방안"이라고 반박했다.

가장 압권은 건설업계조차 "단군이래 최대호황"이라고 하는 지난 수년간의 아파트값-땅값 폭등에 대한 해명이었다. 그는 "일부언론이 참여정부 3년간 땅값 8백21조원이 상승했다는 다소 과장된 주장을 한 적도 있다"며 "그러나 이런 지가 상승률(2003~2004년 40.7%) 중 공시지가 현실화 부분을 제외하면 실제 상승률은 7.4%에 불과하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국장은 결론적으로 "양극화는 쾌도난마식의 정책이 존재하지 않는 세계적 추세"라며 "실제 참여정부가 지난 3년간 노력한 결과, 소득분배가 더이상 악화되는 것을 막는 데 성공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참여정부가 양극화를 키운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불을 끄려는 소방수를 탓하는 것과 같은 이치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는 말로 글을 끝맺었다.

너무나 빈약한 '경제국정 철학'

이같은 조국장 글은 그동안 양극화 논란이 제기될 때마다 관료들이 앵무새처럼 되풀이해온 반론으로 새로운 게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글을 접할 때마다 드는 의문은 과연 관료들이 진상을 알면서도 면피 차원에서 이런 궤변을 펴는 것인가, 아니면 정말로 스스로 이렇게 믿고 있는가이다.

조국장 글은 참여정부가 얼마나 '빈약한 경제국정 철학'에 기초해 나라살림을 운영하고 있는가를 극명히 보여주는 예다.

한 예로 "비정규직 증가는 국제경쟁력 증대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주장은 전형적인 신자유주의 예찬론이자, 재벌친화적 사고방식을 드러낸 것에 다름아니다. 신자유주의가 세계를 휩쓸면서 전세계적으로 비정규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고용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전세계적으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들이 "비정규직 비율이 전체고용의 30%를 넘어서면 체제유지가 힘들다"며 암묵적 사회합의 아래 '30% 룰'을 지키고 있는 현실이나, 신자유주의 원조국가인 영국의 보수당이 "따뜻한 보수주의'를 표방하며 지난해말 대처의 신자유주의 노선을 파기한 대목 등과 비교하면, 참여정부의 경제관이 얼마나 설익은 신자유주의의 분파인가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아울러 무차별적인 대형할인점 인가에 따른 재래상권 파괴에 대한 참여정부의 무감각도 어이없다. 도심에의 대형할인점 인가가 재래상권을 파괴하면서 유통시장 양극화를 초래할 것이라는 점은 대형할인점이 국내에 상륙한 1990년대초부터 지적된 우려다.

선진국에서는 이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형할인점을 도시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야외에만 허용하거나, 도시내에 허용할 경우에는 대형할인점내 식품 코너 등에 대해선 기존 재래상권의 상인들에게 입주권을 주는 등 다각적 노력을 하고 있다. 독일 등 일부국가에서는 재래상권과 대형할인점 사이에 절충적 합의가 도출되지 않는 한 대형할인점 허가를 내주지 않고 있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참여정부 출범이래 2년간 땅값이 7.4%밖에 안올랐다는 주장에 이르러서는 말이 안나올 지경이다. 이 정도밖에 안올랐다면 참여정부 출범이래 수십번이나 쏟아낸 부동산대책은 무엇이며, 부동산값을 잡았다며 8.31대책을 수립한 관료 수십명에게 포상을 한 정부 행위는 어떻게 해명할 것인가. 또한 전국민의 90%가 정부에 대해 아파트값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현실은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한마디로 말해, 국민을 우민(愚民)으로 여기는 '눈 가리고 아웅'이다.

참여정부의 실패의 근원, '관료의 덫'

정치권 일각에서는 여권의 '2007 대선전략'의 핵심이 양극화 전술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실제로 벌써부터 이같은 징후가 정부여권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단언컨대 조국장 식의 논리를 앞세운다면, 여권의 '2007 대선전략'은 참담한 실패로 끝날 게 분명하다. 국민은 여권이 생각하듯 그렇게 '우민'이 아니기 때문이다.

노무현 대통령 지지율이 정치전문가들이 '통치 불능'이라고 여기는 숫자인 20%대에서 허덕이고 있는 것이 한 반증이다. 참여정부 출범의 1등 공신이던 대다수 서민-중산층은 양극화를 극대화시킨 참여정부에 대해 강한 배반감을 느끼고 있는 게 냉엄한 현실이다.

마지막으로 "참여정부가 양극화를 키운 장본인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마치 불을 끄려는 소방수를 탓하는 것과 같은 이치임을 알아야 할 것"이라며 양극화 책임을 YS-DJ정권만의 탓으로 돌리는 조원동 국장의 주장은 전형적인 누워서 침뱉기다. 조국장 스스로가 참여정권 출범후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사가 아니라, YS-DJ정권시절에도 재경부에서 잘나가던 관료였기 때문이다.

많은 정치전문가들은 참여정부 실패의 근원을 '관료의 덫'에서 찾고 있다. "관료가 이렇게 유능할 줄 몰랐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인식이 참여정부 실패의 근원인 것이다.
박태견 대표/편집국장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5 20
    도인

    당근
    경제는 정치와 달라서
    자연의 이치, 인간 심리에 따라
    움직이고 결정되는게 원칙이다.
    양극화는 인간 창조 이래로 있었고
    예수 탄생지도 외양간이었듯
    앞으로 수억겁년간 면면히 흐를
    불평등 사회의 진수일뿐이다.
    유독 한국만의 현상이 아니고
    우리보다 더한 나라가 수두룩한데
    지금에 와서 탓하는 건 무언가?
    정치적 공세일뿐이다.
    그것도 눈가리고 아웅식이다.
    한꺼풀만 벗기면 탄로날 것을..
    국민의 정부 때보다 더 악회된
    양극화를 드러내 놓고 국민들에게 광고하는 것은
    자기의 치부를 드러내는 꼴인데...
    올바른 상식같으면 감추어야 하지 않나?
    그 논리는 이렇다.
    선거는 숫자 싸움이고 따라서
    부자보다 가난한 사람의 수가 상대적으로 압도하므로
    양극화를 부추기면 가난한 대다수가 반길 것인데...
    그러나 우리 나라 사람들은 그런 논리가 안먹힌다.
    세계적으로 우수한 두뇌의 소유자인데다가 명석하기 그지없다.
    또한 모진 바람과 세파에 단련이 되어있다.
    수십년간 권력의 선전에 휘둘려선지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아마도 유도 9단자라면 모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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