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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중산층, 집값 폭등에 도시에서 쫓겨나

양극화-도시공동화 심화로 사회분열 심화

최근 미국의 주택가격 상승으로 샌프란시코 등지의 중산층이 도시에서 쫓겨나는 경우가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이 떠남으로서 학교에는 빈자리가 늘어가고 도시 공동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

주택가격 상승으로 박탈당하는 꿈

미국의 <워싱턴포스트>는 19일 샌프란시스코의 모니카 버튼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것으로 최근 사태의 심각성을 경고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나고 자라 16년째 샌프란시스코의 전차를 운전하고 있는 버튼. 하지만 그녀도 중요한 선택을 해야 했다. 도시를 떠나고 싶진 않았지만 그렇다면 집을 갖는다는 꿈은 버려야하는 상황이었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집값 때문이다. 지난 2004년 그러나 그녀는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세크라멘토로 이사를 했다. 그곳에서 그녀의 직장까지는 왕복 2백50km이고 출근을 위해서 새벽 3시30분에 집을 나서야만 한다.

이 신문은 버튼과 비슷한 처지의 중산층 가구들이 도시를 떠나고 있다고 전했다. 주된 원인은 상승하는 집값을 감당할 수 없어서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중산층 도시탈출 경향이 더 심화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브루킹스연구소에 따르면 "중산층의 도시탈출은 동부나 서부 모든 곳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우려했다. 중산층이 집값이 급등한 뉴욕이나 보스턴에서 떠나 남쪽으로 이주하고 있다는 것이다.

중산층의 도시탈출은 취학아동 감소로 나타나고 있다. 게빈 뉴섬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도시가 존재하기 위해선 아이들이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없는 도시는 미래도 없다"고 중산층 도시탈출에 따른 취학아동 인구 감소를 우려했다. 특히 샌프란시스코의 사정은 다른 도시보다 더 심각하다. 취학아동 수가 다른 어느 도시보다 빠르게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샌프란시스코가 관광객들만 가득하고 거주인구는 거의 없는 이탈리아의 베니스처럼 변해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산층 이주, 도시 구성원의 양극화 초래

샌프란시스코 주립대학의 연구소는 앞으로 도시가 "아주 부자들이나 아주 가난한 사람들만이 살게 될 것"이라며 "중산층 도시탈출이 도시구성원의 빈부 양극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통계를 보면 이 같은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 인구통계 조사에 따르면 1990년부터 2000년 사이 45%의 흑인 아이들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고 2004년까지 15%가 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백인가구 취학아동 감소는 흑인가정의 절반인 7%에 그쳤다. 상대적으로 빈곤한 흑인의 도시탈출이 백인가정에 비해 상대적으로 심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샌프란시스코만이 아니다. 흑인과 남미계 인구가 주로 몰려 사는 로스앤젤레스 남부지역은 지난 한 해 동안 집값이 50% 상승했고 이들 중 많은 가정이 이 지역을 떠났다.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로스앤젤래스의 흑인아동 수는 8%가 감소한 반면, 백인 가정은 그 절반인 4%만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주택가격 상승이 결과적으로 도시인구의 빈부 양극화를 초래한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중산층 인구감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값을 안정시켜야 한다는 점에도 이견은 없다.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 도입을 강구하고 있지만 그 성공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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