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밤 가토 고이치(67.加藤紘一) 집권 자민당 전 간사장의 자택 겸 사무실이 전소된 화재와 관련, 현장에서 복부를 베고 쓰러진 채 발견됐다 병원치료를 받아온 일본 우익단체 구성원이 체포됐다.

쓰루오카경찰서, 호리코메 퇴원 따라 본격 조사 나서기로

29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 야마가타(山形)현 쓰루오카(鶴岡)시 경찰서는 현장에서 발견돼 그동안 병원 치료를 받아온 우익 단체 ‘다이니혼도호샤(大日本同胞社)’의 구성원인 호리코메 마사히로(堀米正廣·65.무직)를 주거건축물 등 방화와 주거 침입 혐의로 체포했다.

쓰루오카 경찰서의 조사에 따르면 호리코메 용의자은 범행 당일 오후 5시 반께 가토 전 간사장의 생가에 침입, 소형 금속깡통 2개에 등유 종류를 1층 침실에 넣고 방화해 생가와 사무소 총 3백77㎡를 전소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리코메 용의자는 방화 당시 지참했던 생선회용 부엌칼(칼날 길이 26㎝)로 할복자살을 기도한 뒤 쓰루오카 시내의 병원에 옮겨져 보름 동안 치료를 받아왔다.

당시 쓰루오카 소방서와 합동으로 화재가 발생한 가토 전 간사장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현장답사를 실시하고 화재원인을 구체적으로 파악하는 한편 용의자의 범행 동기 등을 파악하는 데 나섰던 쓰루오카 경찰서는 아직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는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며 자세한 상황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당시 경찰조사 결과 자택 1층 부분이 가장 화재가 격렬하게 발생했던 것으로 판명됐으며, 호리코메가 첫 화재 발생 당시 자택에서 생활하는 가토 전 간사장의 모친(97)은 열쇠를 걸지 않고 산책하러 외출하고 있었던 점을 이용해 가토 전 간사장의 자택에 침입해 방화한 것으로 추정됐다.

경찰은 당시 집의 북쪽 벽 인근에서 복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호리코메가 배에 칼자국은 물론 왼쪽 손목에도 칼로 그은 흔적이 있었으며, 입과 얼굴이 화상으로 그을려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그가 가토 전 간 사장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 대한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반대 발언 등에 분노해 가토 간사장 자택에 방화한 뒤 자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호리코메가 소속된 ‘다이니혼도호샤’는 1982년 결성된 극우단체로서 결성 이후 도쿄 신주쿠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을 시작하면서 경찰의 집중 감시대상에 포함돼 있었으며 최근에는 특별한 활동은 벌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경찰은 이 단체와 호리코메의 사전 모의 여부 가능성 등을 배제하지 않고 퇴원한 호리코메를 상대로 본격적인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