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2일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의 유행어인 "빵꾸똥꾸"에 대해 권고 조치를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방통위는 이날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아역 해리(진지희 분)가 어른들에게 ‘빵꾸똥꾸’라는 반말을 반복 사용한 것이 ‘방송법 제100조 1항’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권고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구체적으로 해리가 “왜 때려, 이 빵꾸똥꾸야”, “먹지마! 어디 거지 같은 게 내가 사온 케이크를 먹으려고” 등의 대사를 문제 삼았다. 방통위는 ‘빵꾸똥꾸’라는 말 자체를 문제삼지는 않았으나, “가족시간대에 방영되는 프로그램인 만큼 방송을 본 다른 어린이들이 모방할 가능성이 있다”며 제재 이유를 밝혔다.
"빵꾸똥꾸"는 현재 청소년을 비롯한 젊은 세대들로부터 '말이 잘 통하지 않는 어른들'이나 동료를 힐난하는 유행어가 된 상태다.
이에 대해 <지붕킥>의 김병욱 PD는 "방송위 심의 기준을 이해할 수 없다"며 "TV 드라마 속에는 온갖 불륜과 출생의 비밀, 복수 등이 판을 치는데 이를 제재하지 않은 것은 권장할만한 미풍양속이란 얘긴가? 그런 기준이라면 광화문 총격 신도 어린이 시청자들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것 아닌가"라며 '막장드라마'와 <아이리스>를 예로 들어 반발했다. 그는 “극중 해리는 어른들의 무관심과 방치로 인해 버릇없어진 요즘 아이들의 모습을 풍자한 것이다. 해리의 버릇없는 행동이 문제일 뿐 ‘빵꾸똥꾸’에 대한 지적은 없다"며 "대본이나 캐릭터의 수정은 없을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방통위의 조치에 대해 <지붕킥> 게시판은 물론 네티즌들 사이에서도 "과도한 표현의 자유 침해가 아니냐"는 의견과 "적절한 조치"라는 의견이 맞서며 논란이 일고있다.
이에 대해 이지안 진보신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최근 막말·막장방송을 없애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본보기’ 삼아 때리는 그야말로 ‘빵꾸똥꾸’ 심의로 보인다"며 "김구라 막말논란이 이어지던 시트콤 같은 국정감사 상황과 하등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이 부대변인은 "안 그래도 대통령 ‘시중’만 드는 최시중 ‘방송통제위원장’에게 방통위 아닌 ‘빵똥위’라는 새로운 별명을 드려야 하겠나"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공영방송 9시뉴스전타임 드라마에선 얼토당토않은 기억상실에, 그걸 빌미로 남편의 천륜도 쌩까는 비인륜적 내용이 도배되더라. 그런데 아무 제재도 없네? 실제 버릇없는 아이 교정하는 방송도 있는데, 그 아이가 성장하는게 느껴지는 드라마를 콕 집어 권고씩이나 하는게 말이 되나? 보수적이려면 최소한 형평은 보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