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오세훈, 보자보자 하니까 막 가네요"
광화문 광장 '초대형 스노보드 도약대' 논란 확산
진중권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에 올린 글을 통해 이같이 말한 뒤, "'디자인 서울' 어쩌구 하는 웃기지도 않은 해프닝은 그래도 참아줄 만 했는데, 광화문 광장에 드뎌 거대한 스노우보드 도약대를 설치했군요. 시민들의 의사표현은 철저히 가로막고, 돈 쳐들여 관제 문화의 정수를 연출하네요"라고 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게 다 MB 병"이라며 "청계천으로 재미 보니, '광화문 광장'을 만들었지요? 청계천은 실은 기네스북에 올라야 합니다. 세계 최장의 인공분수, 혹은 세계 최대의 콘크리트 어항이거든요. 듣자 하니, 광화문 광장을 일각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중앙분리대'라 부른다고 하더군요"라며 이명박 대통령과 오 시장을 싸잡아 힐난했다.
그는 또 "이 놈의 나라는 어떻게 된 게 도처에 분수, 도처에 인공폭포입니다. 물 못 마셔서 말라 죽은 귀신이 씌웠나, 지자체장만 되면 그 놈의 분수랑 폭포 만드는 데에 환장하지요"라며 "서민들은 굶는데 몇 백 억씩 들여 사진발 잘 받는 호화청사 짓는 것도 같은 맥락이지요"라고 비꼬기도 했다.
그는 "MB 병의 핵심은 도대체 현대적 '거버넌스'에 대한 개념이 없다는 것"이라며 "중요한 사안을 결정하는 데에 시민의 참여를 충분히 보장하는 민주적 운영이라는 소프트웨어보다는 그저 세금 쳐들여 삽질을 해가며 사진에 찍히는 낡은 하드웨어를 건설하는 데에 목숨을 걸지요"라며 이 대통령을 정조준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세금 쳐들여 이벤트질이나 벌이는 이 고질병, 어떻게 치료해야 하는지.... 그러니 제발 투표 좀 제대로 합시다.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며 "선거 때 표 제대로 던져서 이 구시대의 쓰레기들, 제발 난지도에 매장 좀 합시다"라는 격문으로 글을 끝맺었다.

현재 서울시는 광화문 광장에 오는 11~13일 이곳에서 열릴 '스노보드 월드컵대회'의 점프대로 사용하기 위해 아파트 13층 높이(34m)의 초대형 철제구조물을 세우고 있다. 서울시는 전세계 10개 방송사에 생중계될 예정인 이 대회를 통해 서울의 전경을 널리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의 구조물이 경복궁와 북악산 전경을 가리는 등 흉물스럽고, 특히 귀중문화재인 경북궁 앞에 거대한 철제구조물을 세우면서 문화재위원회 등의 사전 허가를 받지 않은 대목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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