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의 '세작'(細作) 발언 공방이 2라운드에 접어들고 있다.

통일부 "국무위원을 간첩으로 표현하다니 개탄 금할 수 없다"

통일부는 25일 성명을 통해 "김용갑 의원의 발언은 국회 면책특권을 빌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국무위원에 대한 황당무계한 발언을 통해 국민적 불신을 야기함으로써 국가기강을 흔들 수 있는 행위이자 있을 수 없는 인격모독에 해당되는 발언"이라며 "나아가 이는 국회의 권위를 훼손시키고 국회의원 본인의 품위에도 어긋나는 발언으로 심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통일부는 "현재 공론화되어 있고 국민 다수가 찬성하고 있는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문제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관철하기 위해 국무위원을 간첩으로 비유하는 등 극단적 발언을 한 데 대해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며 "통일부는 어제(24일) 있었던 김용갑 의원의 이 발언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본인의 책임있는 해명과 사과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정태호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청와대 상황점검회의에서 "세작은 간첩을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 사회에서 간첩이란 용어는 중대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연상시킨다"며 "하물며 국무위원을 간첩이라고 표현한 것은 정부에 대한 전면적 부정"이라는 비판이 나왔다고 전했다. 참석자들은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이런 행동을 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며 "이런 발언까지 면책특권이 보장돼야 하는지 심각한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고 정대변인은 전했다.

앞서 열린우리당은 세작 발언을 비판하며 김 의원을 국회 윤리위에 회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김용갑 "거리에 나가보라. 세작은 차라리 점잖은 표현이다."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은 이에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본 의원의 어제 국회 발언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는 통일부의 성명을 접하고 오만으로 귀를 틀어막은 정권의 막가는 행태에 개탄을 금할 길이 없다"며 "국방 원로들이 노구를 이끌고 거리로 뛰쳐나와 눈물을 흘리며 전작권 논의 중단을 호소하고 있고, 이러한 사태를 몰고온 이종석 장관에 대한 국민들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이어 "본 의원이 국회 상임위를 통해 이런 성난 민심을 전달하고 장관과 정부의 반성을 촉구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헌정 사상 유례조차 찾기 어려운 사과요구를 하고 있으니 이 정권이 얼마나 국민을 무시하고 있으며 국민의 소리조차 듣기 싫어하는지 잘 보여주는 증거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종석 장관은 지금 당장 거리로 나가보라. 세작은 차라리 점잖은 표현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라고 자신의 표현에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