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희 "주민들에게 돈 주고 세종시 '없던 일'로 해라"
"충남, 전국에서 두번째로 잘 사는데 왜 최첨단도시 건설해주나"
좌승희 박사는 이날 <조선일보>에 기고한 글 <정운찬 총리께 드리는 편지>를 통해 "한국에서 두 번째로 잘산다는 총리님의 고향인 충청남도에 최첨단 도시를 건설해줘야 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지 답을 할 수 있어야 원안이든 대안이든 추진할 명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세종시 계획은 중앙정부계획이라 하지만, 실상은 전국 15개 광역시·도가 세금을 내서 한국에서 가장 빠른 성장을 하고 있는 충남에 첨단 명품도시를 지어주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럴 이유를 찾을 수 없다면 이 사업은 중단하는 것이 옳다"며 "정치인들이 약속과 신의를 얘기하지만 15개 시·도민의 주머니를 마음대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쓸 수 있다는 대단히 잘못된 발상의 결과에 다름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세종시 자체를 '없던 일'로 할 것을 주장했다.
그는 더 나아가 "총리께서는 행정도시로는 자족도시가 될 수 없기 때문에 대안이 필요하다 하시지만, 이것은 논점이 잘못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행정도시가 아닌 세종시를 '균형발전'을 이유로 충남에, 그것도 연기군에 건설해야 할 명분이 있나? 이 주장은 더더욱 정당화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지금 충남은 한국에서 두 번째로 높은 일인당 생산과 가장 빠른 성장을 향유하는 지역으로, 오히려 다른 지역을 도와줘야 균형발전의 이념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도리어 충남이 타지역을 도와야 한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그는 정부가 기업들을 세종시로 끌어들이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데 대해서도 "원래 갈 마음이 없는 대학이나 기업들을 끌어들여 계속 남아있도록 인센티브구조를 구성하기도 어렵지만 다른 지역이나 대학·기업들과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나"라며 "인위적인 지속가능한 자족도시는 쉬워 보이지 않는다"고 힐난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세종시 문제의 정답은 지금 이 시점에서 중단하고 이로 인해 그동안 정신적 금전적 피해를 본 지역민들에게 보상이나 하는 것으로 끝내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며 세종시 주민들에게 돈이나 주고 세종시 자체를 없던 일로 할 것을 거듭 주장했다.
그의 글은 개인적 생각을 나타낸 것일 수도 있으나, 그가 경기도와 31개 경기도 시군이 공동출연한 연구기관 수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세종시 최첨단도시 건설로 경기도가 불이익을 볼 것으로 우려하는 김문수 경기지사 등 경기도 수뇌부의 생각을 반영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가능해 적잖은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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