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선상반란, '박근혜안 지지'로 급선회
롯데맥주-외국의료기업 등 세종시로 몰리자 친이계도 반발
<매일신문>은 18일자 기사 <'세종시 특혜' 대구경북 피해 가시화>를 통해 "대구경북의 경우 '신(新)세종시 플랜'의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철우 한나라당 의원과 경북도에 따르면 롯데그룹은 맥주공장을 김천혁신도시에 지으려 했으나 정부의 세종시 공장 설립 압박으로 세종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광길 대경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사무총장은 <매일>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글로벌 의료기업인 G사가 대구와 경북에 바이오 관련 공장 설립을 1년여 동안 대구시·경북도와 논의했으나 가시화 단계에서 돌연 재검토하겠다고 통보해왔다"면서 "각종 혜택이 부여되는 신세종시 플랜 탓으로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경북도 한 관계자도 "세종시 특혜 하나하나가 대구경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정부가 부처를 세종시에 옮기기 싫으면 기업·의료기관을 충남 대신 유치하느라 동분서주하지 말고 서울대학을 옮겨 교육도시로 만들라는 정두언 한나라당 의원의 방안 제시가 옳다고 본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대구경북 의원들은 "세종시에 기업과 연구소, 대학 등을 유치하기 위해 각종 혜택을 쏟아붓는다는 것은 아예 다른 지방과는 공존하지 않겠다는 생각과 다를 바가 없다"고 정부의 세종시 정책을 비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영남일보>도 이날자 기사 <기업유치에 악영향 우려 TK의원들 "세종시 원안+α" 지지>를 통해 "대구·경북 정치권이 세종시 걱정으로 한숨을 푹푹 내쉬고 있다. 정부가 세종시를 기업중심도시로 만들 움직임을 보이면서 자칫 지역의 기업유치에 악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면서 "세종시가 외국기업은 물론 국내 대기업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의 상당수 의원들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세종시 원안 플러스 알파(α)' 입장에 지지의사를 보내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대표적 친이계인 이명규 의원은 17일 <영남>과 인터뷰에서 "오늘 청와대 박재완 국정기획수석과 전화해 세종시의 문제점을 이야기했다. 세종시에 기업들이 다 가면 다른 지역은 도대체 뭘 먹고 살라는 말이냐고 했더니 '그런 일이 안 생기게 하겠다'는 원론적인 답변이 돌아왔다"며 "세종시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다른 의원들도 마찬가지 입장"이라고 청와대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대구·경북 산업단지가 유령산단이 될 수 있다는 <영남> 보도에 공감을 표시하면서 "차라리 세종시가 원안대로 가는 게 맞지 않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다른 친이계인 이철우 의원(김천)도 "최근 롯데 맥주공장이 세종시에 건설된다는 보도를 보고 기가 막혔다"며 "사실 롯데 맥주공장을 김천에 유치하기 위해 경북도와 함께 10개월 전부터 뛰어다녔는데 총리의 말 한마디에 세종시로 간다는 소리를 듣고 한방 맞은 느낌"이라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이 의원은 "세종시 기업유치 인센티브는 지방의 불균형 발전을 심화시키는 역차별을 초래하고 있다"며 "'내 입에 들어가는 것을 빼앗는 행위'를 할 바에는 세종시를 원안대로 추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박계인 서상기 한나라당 대구시당위원장(북을)은 "정부가 세종시에 그물을 치고 굵직굵직한 '고기'(대기업과 외국기업)를 다 걷어내고 있다. 대구와 경북을 비롯한 충청권 아래 지역은 '잔챙이와 나뭇잎'만 흘러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그물론을 펴며 "세종시는 원안대로 가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영남>은 "지역 정치권의 '세종시 걱정'은 일찌감치 나왔다"며 "유승민 의원(동을)이 최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대구시와 대구시당간 당정간담회에서 '세종시가 기업도시로 수정될 경우 대구의 첨단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며 '대구시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세종시 문제를 바라보지 말고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고 전했다.
정가에서는 이 대통령을 지지해온 TK 친이계 의원들까지 세종시 수정에 반대하고 나설 경우 수도권-TK 친이가 양분되면서 이 대통령의 세종시 수정 드라이브에 급제동을 걸 가능성까지 내다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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