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주 KBS사장 임기 만료가 이달말로 다가오면서 KBS노사간 긴장이 팽팽해지고 있다. 한나라당도 정 사장 연임을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섰다.
노조 부위원장 보름째 단식, 혈압 급속 하락
22일 KBS 노조에 따르면, 지난 8일 사장추천위원회 제도화를 요구하면 단식에 들어간 허종환 부위원장은 이날로 단식 15일째를 맞고 있다. 허 부위원장은 단식에 들어가며 “비록 이 자리에서 쓰러져 죽는 한이 있어도 반드시 사장추천위원회 제도화를 완성할 때까지 굳은 의지로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었다.
단식 15일째를 맞으면서 허 부위원장은 혈압이 급격히 내려가는 등 몸 상태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허 부위원장을 진찰한 의료진에 따르면, 부위원장의 혈압은 90/60 mmHg로 정상치(120/80)보다 크게 떨어진 상황이다. 의료진은 "혈압이 갑자기 떨어지는 증상은 좋지 않다"며 "오랜 단식으로 심장에 갑자기 이상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병원에 갈 것"을 권고했다.
허 부위원장은 2주 동안 낮 시간에는 잠시도 눕지 않고 단식농성장에 앉아 있는 모습을 보였지만 20일부터는 "앉아 있기가 힘들고 가슴이 자주 답답해 온다"며 고통을 호소한 상태다. 그는 그러나 사추위 제도화에 대한 어떠한 약속도 받아내지 않은 상태에서 단식장을 떠날 수 없다며 단식을 계속하고 있다.
한편 KBS 사내에는 정연주 사장 연임설과 부사장 등 임원진 인사검토 착수설 등이 나돌면서 정 사장 연임에 반대하는 노조와 사측 사이에 긴장도가 나날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여권의 한 관계자도 이와 관련, "노무현 대통령이 자신과 임기를 같이 할 마땅한 공영방송 후임자를 찾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사장 연임 가능성에 무게를 두었다.
단식 보름째를 맞아 탈진해 누워있는 허종환 KBS노조 부위원장. ⓒKBS노조
한나라당 "정연주 연임 막기 위해 강경투쟁 불사"
한나라당도 이날 정연주 사장 연임 반대 입장을 밝히며 연임시 강경투쟁을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주요당직자회의에서 "정연주 KBS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면서 KBS 노조에서 단체행동을 하고 있다"며 "노조측은 6월30일자로 임기가 만료된 KBS 정연주 사장이 다시 연임되지 말아야 한다며 정연주씨가 방송윤리와 공영 방송에 대한 철학이 부재하고 경영 능력이 부족하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원내대표는 "정연주씨가 정치적으로 편향되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라며 "이런 분이 또 다시 KBS 사장에 연임이 된다면 공영방송의 정치적 중립성을 보장할 수 없고 KBS가 편파방송이라는 오명을 뒤집어 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정말 KBS가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영방송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연주씨 본인 스스로 연임을 포기해야 한다"며 "우리 한나라당은 정연주씨 재선임 저지를 위해선 강력한 투쟁도 불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연주 사장 연임시 노조는 전면 파업 등 강력 대응을 경고하고 있으며, 이럴 경우 한나라당 등 야당도 좌시하지 않겠다는 분위기여서 올 하반기 또하나의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