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수주의자들이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이 커지고 있으며 특히 그에게 미국을 이끌 지적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구심을 갖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주목된다.
"부시대통령의 지적 능력에 의구심 들어"
<워싱턴포스트>는 20일(현지시간) "부시대통령에 대한 언론인을 포함한 지식인층의 실망이 날로 증가하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이 공화당 지지자들은 물론 보수언론인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특히 "언론인들이 부시대통령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이 날로 커져가고 있다며 이제는 부시대통령의 지적 능력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고 있다"며, 한 예로 공화당 하원의원 출신 방송인인 존 스카보로가 "부시대통령의 지적 깊이에 대해 의문이 든다"며 부시대통령을 비판했다고 전했다.
스카보로는 자신이 진행하는 MSNBC의 토크쇼에서 초청자들에게 '부시대통령의 정신적 약점이 미국은 물론 국외에서도 미국의 신뢰성에 타격을 주고 있냐'는 질문을 던지며 게스트들을 괴롭혔다. 그는 "우리에겐 지적 호기심이 많은 대통령이 필요하다"며 "가장 중요한 질문은 부시대통령이 이 나라를 2년 더 이끌 수 있는 지적 호기심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부시대통령에 대한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부시 미대통령에게 과연 미국을 이끌 지적 능력이 있냐는 의문이 보수주의자들 사이에서 광범위하게 제기되고 있다. ⓒ연합뉴스
"부시대통령의 낮은 지지율, 보수주의자들의 이탈 때문"
신문은 이와 관련, "부시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어려운 날들을 보내고 있으며 지지율이 30%대에서 머물고 있는 것 때문에 공화당 후보들조차 부시대통령과 거리를 두면서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또 한때 부시대통령을 지지하던 많은 언론인들조차 부시대통령에 대한 믿음을 상실해 가고 있으며 특히 이라크 전쟁에서 그의 지도력을 의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은 "아직 대부분의 보수주의 언론들이 부시대통령을 버리지는 않았다"면서도 "그러나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부시대통령이 자신들과의 공동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신문은 "특히 중요한 오피니언 리더들이 부시대통령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특히 외교정책에 대해서는 부시대통령을 공격하는 일도 일어나고 있다"며 사태의 심각성을 지적했다.
보수언론인들, 이라크 정책의 변화 필요-철군 준비해야
미국 정치전문지 <내셔날 리뷰>의 리치 로리 편집장도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수주의자들이 이미 오래전부터 자기 방어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특히 이라크 전쟁과 관련해 "보수주의자들은 언론과 민주당으로부터 받은 부당한 공격에 대해 반박할 수 있도록 이라크 상황이 개선됐다는 실적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는 부시 행정부가 국민들에게 이라크에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설득하고 이라크에 대한 긍정적 판단을 근거로 한 작전들을 강조하는 접근방법이 효과가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 부시대통령의 자성을 촉구했다.
스타보로도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보수주의자들이 부시대통령의 지도력에 대해 의구심을 갖고 있다"면서 "테러와의 전쟁을 지지하지만 이제는 그만 둘 수 있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이라크 철군을 주장했다.
백악관 "보수주의자 실망감 이해할 수 있어" 의미 축소
백악관은 보수주의자들의 잇따른 배신감 표명에 크게 당혹해하면서도, "이라크 상황과 관련해 부시대통령에 대해 느끼는 실망감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며 조기 진화에 애썼다.
토니 스노우 백악관 대변인은 "전쟁 기간 중 사람들이 불안해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부시대통령이 그 같은 점들을 이해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당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보수주의자들이 느끼는 실망감은 부시대통령의 열망을 이루려는 요구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적어도 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는 좋은 점"이라며 사태의 심각성을 희석시키려 애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