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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노조 "박복용PD 주장, 상당부분 신빙성 있다"

"PD들, '실속 없는 김기식-최연희 설명 듣느라 짜증났다' 증언"

프로그램 제작과정에서 참여연대 등 시민단체 간부로부터 외압을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던 'KBS 박복용 PD 사건'에 대한 KBS 노조의 진상조사보고서가 17일 발표됐다.

중앙위원과 PD협회 조합원, 노조 집행부 등 10명으로 구성된 ‘박복용 PD 양심선언에 따른 진상조사위원회’(위원장 진종철 전국언론노조 KBS본부 위원장)는 지난 8일부터 아흐레 동안 이번 사건과 관련된 2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인 뒤, 16일 오후부터 17일 새벽까지 14시간에 걸친 마라톤 전체 회의 끝에 ‘박복용 PD 양심선언에 따른 진상보고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조사위는 "박복용 PD의 양심선언 내용에 대한 사실 여부 확인 작업은 부적절한 처신을 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는 사측 및 일부 시민단체 관계자들의 조사 거부로 인해 일정한 한계를 가졌다"며 "그러나 당시 제작에 직간접으로 간여했던 객관적인 위치에 있었던 다수의 증언에 의해 박 PD 주장의 상당 부분에 대한 사실 관계에 대해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PD들, '실속 없는 김기식-최연희 설명을 듣느라 짜증 났다' 증언"

조사위는 첫번째 정연주 사장 지시에 따른 참여연대-민언련 인사들의 강연 논란과 관련, "‘양극화…’ 관련 방송은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공사가 충분히 방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판단된다"면서도 "그러나 ‘양극화…’ 프로그램의 기획 및 제작과정은 제작실무자의 자율성과 독립성의 훼손이라는 논란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그 근거로 "아이템의 결정 과정이나 팀장의 독단적인 외부 인사 섭외 과정, ‘양극화…’의 마지막 편인 ‘도·농의 양극화’ 편의 폐지 과정에서 보인 팀장의 행동과 발언 등이 그러한 근거로 판단된다"며 "아울러 논란이 되었던 김기식, 최민희씨로부터 자문을 받으라는 정연주 사장의 발언은 실제 그들이 스페셜 팀 관련 회의에 참석한 것을 감안하면 어떤 형태로든지 제작과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특히 "정 사장이 제작팀들로 하여금 이들 외부인사 두 사람의 자문을 받도록 추천한 근거로 제시한 내용, 즉 이들이 양극화와 관련한 필드 전문가라고 말한 것(박 PD와 이규환 스페셜 팀장의 공통 의견)은 정확한 판단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본다"며 "왜냐하면 이들과 함께 자문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PD들은 '이들의 의견이 대부분 도움이 되지 않았다' '실속 없는 이들의 설명을 듣느라 짜증이 났다'고 증언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그러나 "다만 ‘양극화…’ 프로그램과 관련해 박 PD가 주장한 최민희, 김기식씨와 같은 외부 인사를 동원해 제작진들에게 강의 받게 하는 식의 표현은 과장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현장에 있었던 대부분의 PD들이 그 같은 표현에 동의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강의'가 아닌 '자문'이었다는 지적이다.

"KBS스페셜 팀장의 제작 중단지시는 부적절한 행위"

조사위는 두번째 참여연대 부설단체가 외국투기자본에서 SK 정보를 팔았다는 KBS 스페셜 '자본은 왜 파업하는가'라는 보도 외압 논란과 관련, "참여연대 측과 관련 사측 간부가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기식씨의 로비 여부를 정확히 확인할 수 없었다"며 "그러나 당시 제작 과정에서 보인 스페셜 팀장 등의 행위는 부적절한 것으로 판단된다. 관련자들의 진술을 종합해 볼 때 스페셜 팀장의 ‘좋은기업지배연구소’의 유료 정보 판매 관련 부분의 삭제 요구는 사실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조사위는 아울러 "그 외 특정 팩트 삭제 요구 등은 ‘좋은기업지배연구소’에 유리한 내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며 "스페셜 팀장이 자신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자 제작 PD를 상대로 관련 방송에 대한 제작 중단지시는 부적절한 행위로 판단된다. 더불어 팀장의 그러한 주장 또한 무리한 것이며 제작의 자율성과 독립성을 침해하는 부당한 제작 간여라고 판단된다"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이밖에 "스페셜 팀원 일동 명의로 사내 전자 게시판에 게재된 박복용 PD의 양심선언에 대한 반박문은 특정 내용이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일동의 이름으로 올려진 반박문에 참여한 PD는 전체가 아닌 일부 PD로 확인되었다"며 "직접 확인되지 않은 사실이 포함된 반박문을 올린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위는 마지막으로 "KBS 미디어에서 판매하는 시청자용 VHS 테이프에 ‘좋은기업지배연구소’의 유료 정보 판매 등의 부분을 무단 삭제토록 지시한 것은 명백히 공사 업무 방해와 저작권 침해 등에 해당되는 중요 범죄 행위인 만큼 외부 기관의 수사 의뢰를 통해서라도 반드시 밝혀내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이날 KBS노조가 공개한 진상조사보고서 전문.

◆ ‘박복용 PD 양심선언’ 진상조사보고서 1 : ‘양극화…’ 프로그램

▶ 박복용 PD 주장
박복용 PD는 8월 2일, 8월 7일 두 차례 양심선언을 통해 “‘양극화…’ 제작팀이 자료 조사와 제작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한창이던 10월 초 정연주 사장이 신관 8층을 방문했다. 당시 화장실 옆 흡연실에서 정연주 사장은 스페셜 팀장에게 ‘김기식씨와 최민희씨가 양극화 관련 최고의 현장 전문가들이니까, 이들을 불러서 자문을 받으라!’고 지시했고, 사장의 말을 들은 이규환 팀장은 현장에서 ‘그렇게 하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 … 그리고 실제 이들 외부 인사들이 양극화 프로그램 제작과 관련해 제작진에게 장시간 강의하는 일이 발생했다 … 이는 제작의 독립성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부당한 제작지시”라고 주장했다.


‘양극화…’ 관련 프로그램은 한국 사회가 처한 현실을 감안할 때 충분히 방송할 수 있는 내용으로 판단된다. 그러나 제작과정과 관련된 박 PD의 주장은 제작의 자율성 침해와 관련해 문제의 소지가 있는바 본 위원회는 상기 프로그램과 관련해 아이템의 적절성 여부 보다 제작의 자율성 침해 여부를 중심으로 조사했다.

① 정연주 사장은 김기식, 최민희씨 등과 관련한 상기 발언을 했나?

8월 2일 자 글에서 이규환 팀장은 ‘화장실 옆에서 정연주 사장이 있었음’을 인정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정연주 사장이 필드 전문가의 의견이 중요하다며 최민희, 김기식씨의 자문을 받으라’는 취지의 말을 했음도 인정했다. 다만 박복용 PD가 정 사장의 발언이 단정적인 지시였다고 주장한 반면, 이규환 팀장은 사장으로써 할 수 있는 권고 수준이라는 취지라고 주장해 이 부분에서 차이를 보였다. 사장이 이 발언을 할 당시 현장에는 정연주 사장, 이원군 본부장, 이규환 팀장, 박복용 PD만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② 사장의 이날 발언은 실제 영향을 끼쳤나?

정연주 사장의 발언이 있은 지 며칠이 지난 10월 10일 최민희, 김기식씨 등은 실제 제작본부가 있는 신관 8층 회의실에 나타났고, 제작에 관여했던 PD 3명과 선임, 팀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이들이 제작진의 제작 방향과 내용을 듣고, 의견을 교환한 일이 있었다.

③ 최민희, 김기식씨는 누가 섭외 했나?

최민희, 김기식씨 등이 10월 10일 신관 8층 회의실에 나타나기까지 제작에 종사한 PD 어느 누구도 사전에 이들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 이들의 섭외는 스페셜 팀장이 사전에 관련 PD들과 전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시켰던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제작에 참여한 한 PD는 ‘팀장이 이들 외부 인사와 직접 메일을 주고받으며 섭외를 한 것으로 안다’고 증언했다. 이는 프로그램 관련 인물들에 대해 제작 PD가 직접 섭외하는 일반적인 관행을 감안하면 대단히 예외적인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당시 회의에 참여했던 한 PD는 ‘(팀장에게) 미안하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이렇게 PD를 믿지 못하나? 모멸감 같은 것을 느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④ 정연주 사장의 말처럼 최민희, 김기식씨는 양극화 관련 필드 전문가인가?

회의실에 처음 들어서고 난 뒤에야 이들이 온 것을 알았다고 말한 한 제작자는 ‘제작자는 누구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이들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들을 어떻게 현장 전문가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해 회의 시작부터 의문을 가졌다’고 증언 했다. 회의 후 참석한 제작자 다수는 ‘이들의 의견이 대부분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한 제작자는 ‘짧은 제작 기간(한 달 남짓)탓에 바쁜 제작 시간에 쫓기고 있는데, 실속 없는 이들의 설명을 듣느라 짜증이 났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나 박 PD의 주장 가운데 ‘제작자들이 이들 외부인사로부터 강의를 들었다’고 표현한 것은 제작자들의 의견을 종합해 보면 과장된 표현으로 판단된다.

⑤ 이규환 스페셜 팀장의 제작 간여는 정상적이었나?

‘양극화…’ 관련 아이템이 기획된 후 제작 PD들이 자체 논의를 거쳐 4편의 카테고리를 나눴다. 윗선의 최종 승인 후 제작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난 10월 7일 팀장은 4번째 방송 예정분인 ‘도농간의 양극화’ 편을 제작 중이던 PD를 불러 아이템을 바꿀 것을 지시했다. 이 과정에서 팀장은 담당 제작진을 상대로 “외부 전문가의 자문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을 했고, “외부 전문가의 도장을 받아오라”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⑥ ‘양극화…’ 프로그램의 기획자는 누구인가?

제작진의 증언에 의하면 ‘양극화…’ 프로그램은 당시 제작에 참여한 PD들 어느 누구의 기획도 아니었다. 이규환 팀장은 박 PD의 양심선언을 반박하며 올린 글을 통해 8월 말 스페셜 팀 CP회의에서 상기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스페셜 팀의 황용호 선임은 당시 CP회의에서 상기 아이템을 기획한 사람은 이규환 팀장임을 밝혔다. 그런데 제작에 참여한 PD들에 의하면 ‘9월초 스페셜 팀 선임이 아젠다 프로그램 기획안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이후 윗선에 의해 상기 아이템이 최종 결정되었다’고 증언했다. 결과적으로 상기 프로그램은 제작 담당 PD들에 의해 기획된 것이 아니었으며, 스페셜 팀장 혹은 그 윗선에서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⑦ 당시 ‘양극화…’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했던 제작진들은 의욕적이었나?

진상조사위원들은 제작에 참여했던 대부분의 PD들 사이에서는 상기 프로그램에 대해 PD 자체 기획이 아니라는 등의 이유로 적극적으로 제작하기를 꺼려하는 분위기가 팽배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더구나 앞서 언급한 것처럼 팀장의 과도한 개입으로 적잖은 불만이 팽배했었고, 제작 의욕마저 떨어져 있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⑧ KBS 스페셜 내부에서는 이런 ‘양극화…’ 외에 다른 오더성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은 없었나?

진상 조사에 응한 스페셜 팀 제작자들은 평소 스페셜 팀의 기획과 관련해 아젠다성 아이템이 많았으며 이들 아이템이 묘하게 정부가 추진하는 정책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비슷하게 맞아떨어졌던데 대해 오해의 여지가 있음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해 그러한 기획이 정부나 사장의 지시에 의한 것임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제작하면서 뭔가 꺼림칙한 기분을 갖고 임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박복용 PD 양심선언’ 진상조사보고서 2 : ‘자본파업…’ 프로그램

▶ 박복용 PD 주장
박복용 PD는 8월 2일 8월 7일 두 차례에 걸친 양심선언을 통해 “참여연대 부설단체가 ‘외국 투기 자본을 대상으로 SK의 기업지배구조에 관한 정보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사실을 빼달라고 회사측에 로비하고, 사측은 위 내용을 관철하기 위해 제작진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하였다. 팀장은 초기엔 참여연대의 김기식씨에게 신세진 것이 있으니 유료 관련 부분을 빼달라고 요구하다, 결국 자신의 요구가 거부당하자 방송을 3일 앞둔 3월 24일(금)엔 제작 중단지시까지 내렸다. 그런가 하면 방송 후 스페셜팀 누군가가 KBS 미디어에 지시하여 시청자 판매용 VHS 사본에 참여연대의 비리와 관련된 핵심적인 내용이 삭제되어 판매되는 일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① 당시 이규환 팀장 등은 박 PD의 참여연대 유료 관련 취재 사실을 어떻게 인지했나?

당시 박복용 PD가 참여연대 측의 관련 문제를 취재한 사실을 스페셜 팀 간부가 인지한 것은 참여연대 김기식 사무처장의 전화에 의해서였다. 황용호 선임은 김기식씨의 전화를 받은 사실이 있으며, 이후 박복용 PD를 불러 참여연대 관련 취재 사실을 확인하고, 팀장에게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이규환 팀장은 진술을 거부하고 있어, 김기식씨로부터 전화를 받은 적이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이 불가능했다.

② 당시 김기식씨의 전화 내용은 무엇이었나?

김기식씨와 직접 통화한 사실을 인정한 황 선임은 ‘참여연대 측의 로비 여부는 전화를 받는 당사자의 판단이 중요한데 본인은 로비로 느끼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김기식씨가 그날 낮 박복용 PD가 참여연대 측의 좋은기업지배연구소를 취재한 내용이나, 취재 과정에서 발생한 박 PD와 연구소 관계자와의 다툼 등에 대해 비교적 자세히 설명했다’고 통화 내용을 말했다. 그러나 ‘정보 유료 판매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했다.
당시 제작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던 인물들의 증언을 종합해 보면 박 PD는 현장 취재를 마친 후 편집과 제작편집, 더빙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참여연대 측의 유료 정보 판매 관련 부분과 관련해 팀장과 심각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드러났다.

③ 이규환 스페셜 팀장은 좋은기업지배연구소의 유료 정보 판매 부분과 관련해 담당 PD를 상대로 부당하게 삭제 요구를 했나?

당시 박복용 PD와 함께 제작에 참여 했던 한 PD는 당시 ‘박복용 PD로부터 위에서 좋은기업지배연구소의 유료 정보 판매 부분을 삭제해 달라고 요청한다는 사실을 들었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FD는 박복용 PD가 이례적으로 편집 및 제작편집 그리고 더빙과정에서 까지 수시로 간부들에게 불려가 상의하는 일이 잦았는데, 그 과정에서 본인이 ‘8층 복도를 지나가던 중 편집실 앞에서 팀장과 박복용 PD간에 취재 내용과 관련해 대해 고성을 주고받으며 논란을 벌인 것을 목격한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당시 본인이 목격하고 들은 내용은 ‘팀장이 좋은기업지배연구소의 유료 정보 판매 서비스가 팩트가 아니라고 말했고, 박 PD는 팩트라고 반박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고 증언했다.

④ 황용호 선임은 참여연대 측에 유리한 원고 초안을 가져와 원고 수정을 요구했나?

이와 관련해 박복용 PD는 애초 황용호 선임이 참여연대측이 주장하는 원고 초안을 가져왔다고 주장을 했으나, 8월 7일 PD 총회와 진상조사원들에게 제출한 최종 진술서에서는 이를 일부 수정했다. 즉 황 선임이 참여연대 측에 유리한 원고를 가져와 수정을 요구했다라고 번복했다. 그리고 그러한 내용은 황 선임이 별도의 메모에 적어 가지고 와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황 선임은 ‘박 PD를 상대로 참여연대측이 주장하는 원고를 가져와 그 같은 주장을 한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황선임은 자신의 주장 근거로 당시 자신이 박 PD의 원고 초안에 연필로 가필한 내용을 진상조사위원들에게 제시했다. 아울러 자신은 ‘소송으로 갈 우려가 있으니 입증 자료가 없는 것들은 삭제해야 한다’고 판단한다고 주장했다.

⑤ 당시 스페셜 팀장은 제작 중단 지시를 한 적이 있었나?

방송을 3일 앞둔 3월 24일 금요일 오전엔 스페셜 팀장이 선임을 불러 박 PD에게 제작 중단을 지시한 사실이 확인되었다. 그런 다음 스페셜 팀장은 팀 내 또 다른 선임팀원에게 지시해 외주팀의 한 PD에게 연락해 대체 프로그램을 준비할 것을 지시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박복용 PD는 편성 규약에 있는 연출자의 연출권을 강력히 주장했고, 이 문제가 공론화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그때서야 이규환 팀장이 자신의 주장을 철회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해당 구역 중앙위원에게 확인한 결과 박 PD와 구역 중앙위원간에 제작자의 연출권 보장에 대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있었으며, 구역 중앙위원은 관련 편성 규약을 박 PD에게 복사해 넘겨주었다고 확인해 주었다.

⑥ ‘자본파업…’ 프로그램은 스페셜 팀장의 주장처럼 참여연대 관련 부분이 전체 흐름에 부자연스러웠거나, 심지어 그 같은 이유로 혹은 불방될 수준이었나?

방송 후 박 PD 프로그램의 심의를 담당했던 심의 위원은 모니터 결과 자신은 참여연대 관련 부분이 흐름상 부자연스럽다고 판단하지 않았으며, 불방 사유도 찾아 볼 수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진상조사위원들이 확인한 당시 심의평은 전반적으로 프로그램에 대해 좋은 평가를 하고 있었으며, 참여연대와 관련해 특별히 프로그램 흐름상 부자연스럽거나 삭제하는 게 좋다는 언급을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다.

⑦ 방송 후 KBS 스페셜 팀은 시청자 판매용 테이프 대상으로 참여연대 관련 부분에 대해 무단 삭제를 지시한 사실이 있는가?

이와 관련해 KBS 미디어 K 팀장은 당시 본인이 “KBS 스페셜 방송 후 통상적으로 저작권 여부를 문의하기 위해, 스페셜 팀으로 전화해 관련 내용을 묻자, 전화를 받은 당사자가 자신의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전혀 망설이지 않고’ 즉각 참여연대 관련 부분 전후 5분을 삭제토록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황용호 선임은 진상조사위원들을 상대로 ‘망설이지 않고 (KBS 미디어 판매 팀을 상대로) 그렇게 답변할 수 있는 사람은 나나 팀장이다. 그러나 나는 맹세코 전화 받은 적이 없다. 박복용씨가 의혹을 제기하고 난 다음 팀장에게 물어보았다. 팀장도 추호도 그런 일이 없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 사법 조사권이 없는 진상조사위원회는 정확한 진실을 밝히는데 명백히 한계를 가졌다. 그러나 이것은 누군가가 사적 이해관계를 앞세워 시청자의 권리를 침해하고, 동시에 공사의 업무를 방해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반드시 밝혀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막도록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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