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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남침 아니라 미국과의 전쟁에 대비중"

박한식 美조지아대 교수 “北, 미국과 수교 전 핵 포기 안할 것”

북한은 미국과 수교를 하기 전에는 핵을 절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남침이 아니라 미국의 공격에 대비한 전쟁 준비를 하고 있다고 최근 북한을 방문한 미국의 북한전문가가 밝혔다.

"미국 관계 정상화 후에는 북한이 핵무기 먼저 포기할 것"

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북한이 지난달 5일 미사일을 발사한 뒤인 7월 중순 북한을 방문했던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 "북미간의 국교가 정상화되기 전에 (북한의) 완전한 핵포기를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북미관계가 정상화될 경우 북핵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날 인터뷰에서 “북한과 미국의 외교 관계정상화 이전에는 북한 김정일 정권이 핵을 완전히 포기하기를 기대하기가 힘들 것”이라며 “그러나 북미수교를 통해 정상화되고 평화협정과 불가침조약이 이뤄진 상황, 즉 제도적으로 정권의 안위를 확보할 경우 북한이 (오히려) 핵무기를 포기하는 것을 선호할 것이며, 그렇게 핵을 포기한 후에도 정권유지에는 아무런 지장도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국제사회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7월초 미사일 시험발사를 강행한 이유에 대해 “이 시점에서 이것을 그렇게 (조용히 무기개발을) 하지 않고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국제적인 관심을 끈 것은 군사력을 과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북한 문제의 심각성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또 미국과 직접 대화를 통해 북한 문제를 조속히 해결해야한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북한이 핵무기 개발 등 군사력 강화를 진정으로 꾀했다면 그것은 비밀리에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이 지난달 5일 미사일을 발사한 뒤인 7월 중순 북한을 방문했던 박한식 미국 조지아대 교수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군사력 강화가 아닌 경제개발에 매진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 University of Georgia


그는 북한이 미국의 대북 금융조치 등 국제사회의 핵포기 압박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과 관련, “미국의 금융제재는 실질적인 효과보다는 상징적 의미가 크며, 그러한 압박 때문에 미사일 발사를 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본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협상을 원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전쟁을 대비하기위해 막대한 자원을 군비에 쏟아야하는 상황을 더 이상 원치 않고 있으며 모든 국력을 모아 북한 경제개발에 매진하길 바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군부가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공격당하게 됐다고 철저히 믿게 되면 지금까지 허리띠를 졸라매고 만들어 놓은 무기가 그대로 파괴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을 추가로 쏘는 것은 얼마든지 가까운 장래에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 때문에 국제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제지하려 하면, 북한은 주권 행사를 과시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게 될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핵연료 재처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이미 핵보유 선언까지 한 마당에 핵연료 재처리 등으로 더 이상 군사력을 과시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본다”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북한, 남침 준비가 아니라 미국과의 전쟁에 대비 중"

박 교수는 또 북한이 제2의 한국전쟁을 준비중이라는 골자로 일부 한국언론에 보도된 자신의 한 기고문 내용과 관련, "진의가 조금 와전된 것 같다"면서 "북한이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 즉 북한이 '악의 축' 국가의 일원으로서 공격을 당할 것에 대비해 만반의 대비를 하고 있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제2의 남침을 준비하고 있다고까지 해석을 하고 있는데, 그것은 내 의도나 내가 쓴 것과 차이가 있다"며 “북한이 적극적으로 남침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미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박 교수는 북한의 인권문제와 불법행위 문제와 관련, “물론 해결되어야 할 과제이지만 우선순위에 있어 북한의 핵문제 해결이 선행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미국은 6자회담 틀 안이 아닌 별도의 양자대화라는 북한의 요청을 수락하고 이것을 6자회담과 병행하면서 문제를 해결해나가야 한다”며 “북한이 미국과의 양자대화를 원하는 것은 특별히 미국으로부터 무엇인가 더 얻어내겠다는 의도라기보다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을 대등한 협상 상대로 인정해주길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최근 남한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보류한 대북 식량지원과 관련, “인도적 차원의 식량지원은 반드시 계속되어야 한다”며 “오히려 남한이 북한에 압박을 가하길 원한다면 금강산 관광 사업이나 개성공단 사업의 축소를 통해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지아대 세계문제연구소(Globis) 소장인 박 교수는 지금까지 35차례 방북한 재미학자로 지난 2003년에는 북한과 미국 대표단을 초청, '북핵위기에 대한 미국-조선포럼'을 개최하는 등 북한문제에 정통한 미국내 한국출신 학자로 꼽힌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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