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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빵 엄마', 그 위대한 사랑

위암말기 싱글맘의 애끓는 사연에 시청자들 눈물바다

위암 말기 싱글맘 최정미(38) 씨의 안타까운 사연이 8일 밤 시청자들을 울렸다.

소아마비 싱글맘 '풀빵 엄마', 그리고 위암 말기

MBC는 어버이날인 이날 <풀빵 엄마>를 방영했다. 주인공은 어려서 소아마비를 앓아 한쪽 다리를 저는 최정미 씨.

그는 그래도 늘 밝고 쾌활한 성격으로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려 애써왔다. 그랬던 그에게 불행이 찾아온 건 결혼을 약속하며 5년동안 동거했던 남자가 떠나버리면서부터였다. 이미 두 아이를 낳은 뒤였다.

엄마는 그러나 두 아이를 위해 포기할 수 없었고 그 때부터 풀빵을 팔았다. 두 아이의 이름도 자신의 성을 따라 바꿨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두 아이들의 이름은 누나 최은서(8), 남동생 최홍현(6).

그러나 신이 존재하기는 하는 것인지, 풀빵장사를 하며 근근이 아이들을 키우던 엄마에게 2007년 7월 위암 2기라는 판정이 내려졌다. 수술을 하며 살아나려 몸부림쳤지만 다시 재발, 엄마는 현재 위암 말기다. 수술 4개월만에 암은 재발했고, 이제 암은 양쪽 난소는 물론 임파선과 복막으로 퍼지고 있다.

엄마와 두 아이들은 지난 3년간 모자원에서 지냈다. 모자원은 미성년인 아이들을 양육하는 저소득층 싱글맘에게 제공되는 시설이다. 관할 단체장의 허가에 따라 주거 기간은 2년 더 연장 가능하지만 원칙적으로는 3년만 거주할 수 있다. 엄마와 아이들은 오는 11월이 되면 이 곳을 비워줘야 한다.

지난 3년간 가족은 주말 가족이 돼 버렸다. 항암치료와 하루 웬종일 생계를 위해 풀빵장사를 병행하는 엄마는 아이들을 돌봐 줄 여력이 없어, 아이들을 24시간 운용되는 어린이집에 맡겼다. 월요일 아침에 아이들을 어린이집에 맡기면 금요일 저녁이 돼서야 찾아오고, 주말에만 집에서 지내는 주말 가족인 셈이다.

2008년 11월 금천구 독산동. 날씨는 점점 더 영하로 곤두박질쳤다. 그러나 엄마의 풀빵이 더 잘 팔리기 위해선 날씨가 더 추워져야만 한다. 엄마는 그래도 5개 1천원하는 풀빵을, 손님들에게 꼭 하나씩, 둘씩 덤으로 더 얹어준다. 풀빵 재료를 봉고에 싣고 집으로 돌아오는 늦은 밤. 엄마는 운전대를 잠시 놓고 몇번이나 헛구역질을 했다. 영하의 날씨에 온종일 거리에 서서 풀빵을 팔아 손발은 저러오고, 위의 70%를 잘라내 식사도 제대로 못해 더더욱 어지럽기만 하다.

그래도 일곱살짜리 큰 딸 은서가 집에 돌아온 엄마의 손발을 주물러주며 해맑게 웃기만 한다. 은서는 두 살 아래 남동생의 샤워까지 시켜준다. 은서에게는 이런 일들이 아픈 엄마를 대신해 늘 하는 일이 돼 버렸다.

은서는 매일매일 엄마의 병을 낫게 해달라고 하느님께 기도한다. ⓒMBC 화면캡처

일곱살 딸 은서 "내가 엄마한테 잘해준 것 있으면 좋겠는데..."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엄마는 그 날도 풀빵을 팔기 위해 아이들을 남겨놓고 길을 떠났다. 은서는 엄마가 장사하러 나간 뒤, 동생에게 밥을 다 먹이고 반찬도 랩에 씌어 냉장고에 넣고, 행주로 식탁까지 닦았다. 이어 설겆이까지 일곱살 짜리 큰 딸이 해냈다. 남동생 홍현이도 그런 누나를 도우려고 그릇을 손에 들지만, 누나는 그릇 깨뜨린다며 하지 말라고 말린다. 홍현이는 그러나 "엄마 기쁘게 해 주려고 이러는 거"라고 그릇을 놓질 않았다.

"우리 은서가 엄마 누워 있으라고 동생 데리고 밥먹고 치우고 아이들이 저희 은서가 너무 빨리 커버린 게 (아닌가)... 엄마가 해야할 몫을 자꾸 아이한테 하나씩 하나씩 짐을 더 주는 것 같아요."

엄마는 대견한 은서에게 고마움과 미안함에 연신 눈물을 훔쳤다.

은서는 엄마와 만나지 못하는 평일 어린이집에서도 동생을 잠잘 때까지 하나하나 챙긴다. 은서는 그러고선, 꼭 자기전에 혼자 기도를 한다.

"내가 엄마한테 잘해준 거 있으면 좋겠는데 근데 잘해주는 게 없어요, 엄마한테. 애들 잘 때 나요, 기도하는데 매일. 엄마 퇴원하고 싶다. 하느님 퇴원하게 해주세요. 아프게 안하고 싶어요. 만날 집에 가고 싶어요. 이런 말도 했는데."

은서는 결국 카메라 앞에서 울음을 터뜨렸다.

떡국을 먹다 결국 울음을 터뜨린 엄마와 딸. ⓒMBC 화면캡처

엄마와 아이들이 모처럼 설날 떡국을 함께 먹게됐다. 작년에는 엄마가 아파서 명절음식도 챙기지도 못했다. 그렇지만 늘 그랬듯 엄마는 제대로 먹지 못한다.

보다 못한 은서가 "엄마 왜 안먹어?"라며 숟갈을 떠 엄마에게 먹인다. 복받치는 설움에 엄마는 결국 울어버렸다. 은서도 같이 운다. 은서는 그러나 이내 "엄마 울지마"라며 안방에서 두루마리 휴지를 꺼내들고 와 엄마에게 건넸다. 멋모르고 웃고 있던 홍현이도 결국 울음을 터뜨렸다. 엄마는 "우리 건강하자"라고 아이들을 끌어안고선 울고 또 울었다.

"저같은 위암환자들은 생존율이 몇 퍼센트나 되요?"

지난 2007년 2월, 위암 2기 판정을 받고 나서 단 한번도 엄마는 의사에게 죽음에 대한 질문을 하지 않았다.

주치의는 "일반적으로 그 당시(항암 치료를 시작한 2008년 초)로 봤을 때 사실은 1년 반, 2년 그 이상 말씀드리기는 어려워요. 좋지 않을 경우도 대비하셔야 돼요. 그건 어쩔 수 없어요"라고 말했다.

"평균이 2년이요?"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엄마는 다시물었지만, 돌아온 대답은 "1년반에서 한 2년"이라는 현실 뿐이다.

"1년 항암치료 받았으니까 1년 5개월이요. 아직 할 게 많은데 나 지금. 어떻게 되진 않겠지만 그냥 착잡해요. 괜히 물어봤나 그 생각도 들고. 차라리 모른 체 있었을 걸."

그날 밤 병원에서 돌아와 홀로 남겨진 빈방에서 엄마는 펑펑 울었다. 다음 날 아침, 항암제로 온 몸에 통증이 온 엄마는 풀빵 장사를 못 나갔다. 연신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구역질을 해야만 했다.

풀빵 엄마 최정미 씨는 난소와 임파선에까지 암이 전이된 위암말기 환자다. ⓒMBC 화면캡처

"아이들 밥해주고 빨래해주고... 이러고 쭉 살면 안되나요?"

"힘든 거요? 참을 수 있어요. 차라리 제가 없어지는 것보다. 제가 없어지고 나면 우리 아이들 힘들 거 생각해봐요. 그거에 비하면 이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그래서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을 것 같아요."

2009년 2월 8일, 엄마가 미장원에 가서 머리를 잘랐다. 항암치료를 위해 삭발을 할 때마다 찾았던 미장원인데 오늘은 꽃단장을 위해 찾았다. 은서의 어린이집 졸업을 앞두고 재롱잔치를 하는 날이다.

여느 아이들처럼 공연을 마친 뒤, 은서는 무대위에서 질문을 받았다. 엄마한테 하고싶은 말. 은서는 "엄마, 우리 키워주셔서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며 목을 맸다. 다른 부모들은 사연도 모른채 대견하다는 듯 탄성과 함께 박수를 치지만 엄마는 연신 눈물만 훔쳤다.

2009년 5월, 엄마는 이제 풀빵장사를 나가지 않는다. 3차 항암치료를 시작했다. 올 3월 은서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세 가족은 더이상 주말 가족도 아니다. 늘 엄마와 함께있게 된 은서와 홍현이가 한결 밝아졌다.

엄마는 이 작은 행복이 깨질까 두렵다.

"계속 이렇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전에는 항암제 맞고 오면 며칠을 누워있었는데, 지금은 누워 있을 수가 없잖아요. 아이들 오고 이러니까. 엄마가 누워있으면 아이들도 기죽을 것같고. 밥도 해줘야 하잖아요. 전 이제 아프면 안돼요. 아이들이 있기 때문에. 요즘에는 너무 좋아요. 재미있고. 이러고 쭉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아이들 크는 모습도 보고. 내가 (아이들) 입에 밥 넣어주는 것도 먹고, 빨래 매일매일 하는 것도 재미있고 이렇게 계속 살아봤으면 좋겠어요."

시청자들 "나를 부끄럽게 만든 시간", "후원계좌 알려달라"

방송이 나간 직후 시청자들은 MBC 게시판에 수백건의 시청소감을 올리며 위대한 어머니, 풀빵엄마의 용기와 사랑에 고개를 숙였다.

시청자 이정미 씨는 "힘들다고 이제 그만 끝내자고 생각할 때가 많았는데 은서 어머니 보고 제가 얼마나 큰 죄를 짓고 있는지를 알게됐다"며 "부끄럽다. 그리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영은 씨는 "오래 살지는 않았지만. 어린 은서와 홍현이를 보면서 어쩐지 제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부끄럽게만 느껴지더라"고 말했다.

임원준 씨는 "한 아이의 아빠로써, 보는 내내 맘이 찡하여 결국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며 "단순히 단발 방송을 통해 후원금 모집으로만 끝내지 말고, 정말 아이들이 커서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을 나이가 될 때까지 MBC에서 그 맡은바 책임을 다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은상 씨는 "단돈 1만원씩이라도 이 방송을 본 모든분들이 도와준다면 큰 힘이 될 것"이라며 "11월에는 저 모자원에서도 나가야 한다고 그러던데. 제대로 돈 좀 갖고 잇는 분들은 저분들한테 작은 국민주택이라도 하나 마련해 달라"고 후원을 당부했다.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후원 계좌 요청에 MBC 제작진은 방송 직후, 풀빵 엄마의 계좌를 공지했다.

다음은 MBC 제작진이 공지한 최정미 씨 가족 후원 계좌.

기업은행 084-068377-02-011 예금주 최은서
기업은행 209-000119-01-013 예금주 평화모자원
김혜영 기자

댓글이 14 개 있습니다.

  • 1 0
    아놔

    요자경님 MBC도 달라진건 있긴 있습니다
    그리고 님이 MBC 싫다면서 여기다 왜 댓글달고 그러세요?

  • 6 7
    소연 아빠

    한번 보세요.
    저도 두아이를 키우고 있습니다.
    자신의 죽음보다 아이를 사랑하는 만큼
    더 가슴이 아프시겠죠.... 힘내세요.

  • 7 15
    아무래도

    요자경이라는......
    요자경이 아니라 요강 같은 소리만 하구 있구나...요강이 뭔지나 알려나 모르겠네... 그런게 있었단다. 그런데 네가 요강이야....궁금하면 네 엄니 한테 물어 보던가...

  • 34 8
    관일

    힘내세요 극복하실겁니다
    장한어머니시며 존경스럽습니다
    두아이들과 영원히 건강하실겁니다 삶의 용기처럼 암과의 싸움에서도 이길수있는 장한 어머니 용기가지시고 아이들과 영원토록 함께하시도록 극복하세용 ..
    은영이 착하구나 너무나 아름답고 동생역시 착한동생이군아..
    어머니 잘 보살펴 주시고 용기를 주시길...

  • 20 8
    요지경

    사팔뜨기
    요지경 이사람 사팔뜨기 아닌가 보는것이 꼭 꼴통들이 보는것같아 이런 넘들이 있다는게 불행이여 지랄일보 사장이 요지경 할아버지 안닌가?
    어머니 힘내세요 요지경같은 쥐세끼는 쥐약놓아 처리할게요

  • 9 67
    요지경

    너거 MBC, 민주당이 집권하면 모조리 콩밥감인 줄 알아!
    쉐이들.

  • 11 8
    요자경보아라

    요자경보아라
    너 나이만 헛먹은 꼰대지?
    평소에 얼마나 주위사람들 도와주면서 살아봤냐?
    물론 너 말대로 더 처절하게 사는 사람들 많다
    국가에서 복지예산은 줄여대고 건설비용이나 처 들이고 있으니 정말 어려운사람들이
    혜택을 못받고 사는거다 넌 좀 사는지 모르겠다만 주위사람들도 좀 돌봐가면서 사는마음도 좀 가져봐라 저런 댓글이나 써놓고 찬성 누른놈들은 또 뭐하는것들인지..

  • 24 8
    아래미

    6번 요자경같은 인물은 '꼴통'에 해당되죠. 매사를 좌익-우익으로 나눠서, 뭐든지 니편-내편
    밖에 없죠. mbc가 촛불지원했다고 원수처럼 미워하니, 거기에서 나온 '풀빵엄마'도 밉답니다. 저런 인간들이 함께 사는 사람이란게 참 불행스럽습니다. 좀 끔찍하죠. 사람이 저렇게 힘들어도 비아냥이나 대고... 다 지능 부족이 아닌지.

  • 20 7
    Joe

    사각지대가 뭐라구요???
    아래 글쓴 요자경이라는 분!! 참 어의없네요....무슨 사정인지 모르겠지만, 여기서 조선일보며 엠비씨며 하는말은 왜 나오고, 그래서 뭐요? 엠비씨 싫어하는 본인은 이게 쇼 같습니까? 얘기만 들어도 너무 딱한 사정인데, 본인이 말하는 사각지대가 있으면 뭐가 있나요? 참 답답한 분이네요.

  • 13 14
    힘내세요

    마음이 너무 아프네요~~
    아이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도움이 필요할 듯 싶군요.
    도저희 양심을 거스릴수없어 작은 서민의 마음을 입금했네요ㅠ.ㅠ;;

  • 8 69
    요자경

    [사각지대] 이보다 처절하게 사는 사람이 많아
    .
    위암이라는 사실을 빼고 나면 이보다 처절하게 사는 사람이 많은데 사진을 보니까 대충 공감이 가는 그런 정도지 그 이상은 아닌 것 같다.
    물론 이 사람들의 사정이 더 절박한 것은 사실이지만 1억원 모아놓은 돈을 찾아 써지도 못하고 죽은 노숙자의 얘기가 더 충격적으로 와 닿는 건 웬 일일까.
    위암이나 장애자가 아니라서 사각지대를 외면하고 가려진 상태로 간다면 이건 특종이라는 유혹을 떨쳐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일 수도 있고 그런건데 몰론 취재의 대상을 골라 잡는다는 것은 언론사 마음데로다.
    그런데 나는 박정희시대 때도 MBC는 안 봤다.
    젊을 때는 조선일보를 보고 그랬는데 지금도 MBC는 변한 것이 없고 옛날 그대로라는 생각이다.
    물론 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를 수도 있고 지향점이 다를 수도 있지만 카메라의 앵글은 왜 사각지대를 피해가는지 모르겠다.
    사각지대는 왜?
    - 겁나서 -
    .

  • 25 10
    훌륭

    어머니
    엄마는위대하다하였씁니다 은서어머니 힘내시고 꼭 이겨내세요 우리양심적인국민은 성원합니다 1%국민들 그사람들은 이런 아름다운 사랑을모르거든요 주날당넘들은 정말 모르지요??~~!!!????

  • 27 19
    정혜정

    힘내서 꼭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아요
    아이들 자는 사이 봤는데 너무나 슬퍼서 눈물이 멈추질 않았어요 첫째 은서를 보면서 더 눈물이 났어요 딸이 너무 철이 빨리 들어서 기특하면서도 안타깝더라구요 지금은 많이 힘들지만 아이들 생각해서 꼭 치료가 되서 세사람이 항상 웃으며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요 엄마 힘내세요

  • 23 18
    정은애

    힘내세요.. 포기하지 마시구 제발 힘내세요..
    방송을 보고 내 자신이 서있는 엄마라는 위치를 다시 돌아보았답니다.
    은서 어머니에 비하면 고개를 못들만큼 아주 많이 부족한 엄마라는걸 알았답니다.
    저도 은서와 같은 기도해드릴께여.. 제발 희망잃지마시고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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