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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종교를 정치에 끌어들이지 말라"

한나라당의 김수환 추기경 발언 공개에 강한 불쾌감

노무현대통령의 국정운영을 비판한 김수환 추기경의 발언 공개와 관련, 청와대가 한나라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청와대 홍보수석실은 27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띄운 '정치와 종교가 만나는 낡은 방식-언제까지 종교를 정치에 이용할 것인가'라는 글을 통해 "한나라당이 김수환 추기경의 발언을 소개해 관심을 끌었다. 당대표와의 비공개 만남에서 나온 얘기라고 한다. 김 추기경의 발언 내용은 보도된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개인의 의견을 비공개 자리에서 밝힌 것이므로 언급할 성질이 아니라고 본다"며 "그러나 정치와 종교와의 만남이 언제까지 이런 식이어야 하나"고 반문했다.

홍보수석실은 "과거 독재정권은 자신들의 취약한 정통성을 뒷받침하기 위해 종교단체나 종교행사를 수시로 악용했다. 그 유산인지, 아직까지도 정당이나 정치인이 종교지도자와의 만남을 자신들에게 유리한 쪽으로 활용하는 잘못된 관행이 남아 있다"고 한나라당을 비판했다.

홍보수석실은 "정치가 종교와 만나야 할 때가 있다. 외세의 침략이나 식민지 지배 아래에 있을 때, 독재 정권 아래 사회정의가 무너지고 인권탄압이 벌어질 때라면 의미가 있다. 종교지도자와 종교단체가 힘을 보태는 것이 정치의 논리에도 종교의 양심에도 부합된다"며 "그러나 지금이 그럴만한 때는 아니지 않은가"라고 반문했다.

홍보수석실은 "정치인 중에 종교지도자와 가장 많이 만나는 사람은 대통령일 것"이라며 "(그러나) 대통령은 종교지도자와의 만남이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특별히 경계하고 절제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정치를 위해서나, 종교를 위해서 필요한 태도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보수석실은 "우리 사회는 많이 성숙해졌다. 이제, 종교를 정치에 끌어들이고, 종교지도자와의 만남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낡은 관행은 버릴 때가 됐다"고 한나라당을 거듭 비판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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