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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주 前 대사 “현 정부 외교전략과 협상력 미흡”

"득보다 실 큰 확성기외교보다 공동전략 짜고 이해하는 효과적 외교해야"

지난 93년 1차 북핵 위기 때에 외무장관을 지냈고 참여정부 들어서 주미대사를 지낸 한승주 고려대 명예교수가 최근 참여정부의 외교전략과 행태가 득보다 실이 큰 확성기외교에 그치고 있다며 따끔한 비판을 제기했다.

“공개적인 선언형식은 세련되거나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다”

한 전 대사는 이날 KBS1 라디오 ‘라디오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북핵.미사일 문제와 관련, "어느 한 나라가 잘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며 좋은 전략을 짜고 우방국들 사이에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두 가지에 있어서 다 좀 미흡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미국과 협의하는 과정에서는 전략회의라기보다는 미국이 강경 대응하는 것을 말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는 경향이 있다“며 참여정부의 대외외교에 대해 일침을 날렸다.

한 전 대사는 “이런 문제들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는 확성기 외교를 통해 공개적으로 미국이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고 밝히기 보다는 좀 진지하게 서로 의논하고 공동 전략을 짜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주를 하되 어떻게 현실 속에서 효과적인 외교를 하느냐, 그런 데에서 방법론의 차이가 있지만 우리의 경우에 조금 더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방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외교 라인의 문제라기보다 최고 정책자의 방향과 입장이 어떻게 되느냐 하는 것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사람을 바꾸는 것으로 이 문제가 없어지지는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 전 대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채택이 되었고 중국과 러시아도 지지를 한 상황에서 우리는 마지못해서 따라가고 또 그 의미나 내용을 축소 해석하려고 하는 모습이 보인다”며 “여기에서 갈등이 기인한다고 볼 수 있고, 그래서 우리가 결의안을 최소한으로 수용한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이견을 표면화하고 처음부터 갈등을 유발한다거나 노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사는 이종석 통일부장관의 말과 이를 옹호하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을 놓고 정치권의 공방이 가열되고 있는 현 상황과 관련, "그 동안 여러 가지 비슷한 경우를 경험했기 때문에 발언 자체를 미국이 외교문제화할 가능성은 없지만 한-미 공조가 안 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그것이 결국 우리 미국과 한국 사이에 공동 전략이 없다는 것, 또 협조가 안 되고 있다는 것을 너무나 나타내는 것”이라며 “우리가 그렇게 이야기 함으로 해서 기분이 조금 좋을지는 몰라도, 또 우리 자신의 책임을 회피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그러나 그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에 도움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라고 본다”고 지적했다.

한 전 대사는 또 21일 노대통령이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 주석과 전화 통화를 한 것이 중국과의 공조를 강화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변화를 촉구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만일 그런 목적이 있었다면 공개적인 선언형식으로 하는 것은 세련되거나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간 대화 가능성 여부에 대해 “특사를 보낸다든지 또는 북한의 특사를 받는다든지, 그런 방법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며, 지난 94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북한에 갔던 것처럼, 그래서 물꼬를 튼 사례를 볼 때 그런 방법도 가능하다고 본다”며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미사일을 쏜다든지 또는 핵무기를 가졌다고 선언을 한다든지 해서 마치 미국을 궁지에 몰아서 양자 회담을 강요하는 것보다는 강자의 입장에서 미국이 손을 내미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혀 미국이 북미 간 양자회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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