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불황에 따른 광고 급감, 신문지값 인상 등에 악재로 지역신문들이 벼랑끝 위기에 몰리고 있다. 특히 지역경제의 근간인 건설경기가 붕괴위기를 맞으면서 지역건설사들이 잇달아 광고 게재를 보류하거나 취소하면서 큰 타격을 가하고 있다. 이들 건설사는 또한 대다수 지역신문의 사주이기도 해, 이중삼중의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10일 <기자협회보>에 따르면, 광주·전남지역 일간신문인 <전남일보>가 이달부터 토요일자 신문 발행을 중단했다. 신문용지 등 각종 원자재 값 급등과 광고 급감 등에 따른 재정적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데 따른 고육지책이다.

<전남일보>외 다른 지역신문들도 감면, 감부, <연합뉴스> 전재 중단, 긴축예산 편성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 경영위기 타개에 부심하고 있다.

먼저 대다수 신문들이 감면에 돌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에 따르면 10~11월 사이 지역일간지의 발행면수는 20% 가까이 감소했다. <전남일보>처럼 주5일 발행 신문이 나타나면서 이 기간 지방신문의 발행면수는 한 달 평균 4백면 안팎에서 3백면대 초반으로 떨어졌다.

<연합뉴스> 전재 중단도 잇따르고 있다. <전북도민일보>와 <전라일보>는 각각 9월과 10월부터 <연합뉴스>를 전재하지 않고 1백% 자사 기사로 지면을 채우고 있다. 두 신문 모두 경영여건이 악화된 상황에서 1년에 7천5백여만 원에 달하는 전재료 부담이 적지 않았기 때문. 앞서 <경남일보>는 올해 1월부터 연합뉴스 전재를 전면 중단했다. 전국지방신문협의회 한 관계자는 “28개 회원사 중 20여개사가 이미 <연합>을 끊었거나 내년 1월1일부터 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도 대불황의 부메랑을 맞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강도높은 긴축도 동시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경인일보>는 지출을 올해보다 30% 정도 줄여 내년 예산을 편성했고, <매일신문>은 간부 활동비와 국비 등 경상경비를 대폭 삭감한다는 방침이다. <강원일보>는 내년에 예정됐던 시설투자를 백지화하기로 했다.

규모가 큰 일부 지역일간지를 중심으로 인위적 감원도 진행되고 있다. <국제신문>은 이달 1일 기자 1명을 포함해 4명을 희망퇴직시켰다. 2006년 이후 2년 만에 시행된 희망퇴직이다. <매일신문>이 추진했던 ‘6개월 유급휴직’은 노조의 반발로 무산됐으나, 대신 <매일신문>은 청소, 경비, 차량운전 등 비정규직 직원에 대한 인력조정을 추진하고 있다. 언론계에서도 비정규직이 대불황의 1차적 희생자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