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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피겨계, 잇단 악재로 '노골드 시즌' 위기

마오-미키, 김연아에 열세. 다카하시 부상으로 시즌 접어

피겨스케이팅 강국 일본이 간판 선수들의 부진과 부상으로 다가오는 연말 그랑프리 파이널 대회(한국 고양시)와 내년 3월 세계선수권대회(미국 LA)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당할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우선 여자 싱글 부문 2008 세계선수권자 아사다 마오와 2007 세계선수권자인 안도 미키가 그랑프리 시리즈 대회에서 부진한 연기로 김연아에게 확연한 열세를 드러내며 그랑프리 파이널과 세계선수권을 모두 김연아에게 내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마오와 미키 모두 새 시즌에 적용된 새로운 채점규정에 대비, 점프 기술을 보완하고 잘못된 엣지 사용습관을 교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으나 이들이 출전한 그랑프리 대회에서 얻은 점수는 모두 김연아에 비해 총점에서 20점 이상 뒤지는 기대 이하의 점수였다.

그 결과 미키는 김연아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금메달을 내줬고, 그랑프리 4차대회에 출전한 마오 역시 혜성처럼 등장한 22세의 베테랑 조애니 로셰트에게 밀려 2위에 머무는 충격적인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다.

일본의 각종 언론과 칼럼니스트들은 두 선수의 부진에 대해 '심리적 요인에 의한 일시적 부진'이라거나 '성장통을 겪고 있다'는 등의 표현으로 애써 자위하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김연아가 정상적인 몸상태를 꾸준히 유지한다면 이들이 적어도 이번 시즌 만큼은 김연아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지 않음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여자 싱글 부문 간판 선수들의 예방밖의 부진으로 걱정거리를 안은 일본 피겨계는 설상가상으로 지난달 말 뜻하지 않은 날벼락을 맞았다.

남자 싱글 부문 세계랭킹 1위 다카하시 다이스케가 연습도중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시즌을 접게 됐기 때문이다. 다카하시는 지난 2007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일본인 선수로는 최초로 남자 싱글부문에서 메달(은메달)을 획득했고, 지난 2007-2008 4대륙선수권대회에서는 264.41(쇼트 88.57, 프리175.84)점을 얻어 세계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와 같은 활약으로 인해 일본 피겨계는 다카하시가 내년 3월 세계선수권과 2010 뱅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이 유력할 것으로 한껏 기대를 걸고 있었으나 무릎 부상을 치료하기 위해 수술을 결정, 앞으로 6개월간 아이스링크에 설 수 없게 됨에 따라 남자 싱글 부문에 있어서도 올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이나 내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기대하기가 어려워졌다.

결국 일본빙상연맹은 다카하시가 전치 6개월의 부상을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대표선수 엔트리에서 제외시키지 않고 남겨뒀다. 다카하시의 내년 세계선수권대회 출전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남겨둔 셈으로, 현재 일본 피겨계가 안고 있는 절박한 심정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이에 대해 일본빙상연맹 하야시 아키라 회장대행은 "정말로 안되면 어쩔 수 없지만 회복 상태를 기다려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일본이 남녀 싱글부문 세계랭킹 1위 선수를 모두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08-2009 시즌을 '노골드 시즌'이라는 받아들이기 힘든 성적표를 받아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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