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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하는 선수 육성", 학원축구 지역리그제 전환

내년부터 학기중 전국대회 폐지, 타 스포츠종목 확산 기대

내년부터 초중고교의 학원 축구가 지역 리그제로 전환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축구협회, 교육과학기술부는 11일 지역 리그대회와 연말 왕중왕전을 중심으로 한 ‘학교축구 활성화 사업’ 종합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계획에 따르면 내년부터 초중고교 축구의 학기 중 전국 규모 토너먼트 대회가 폐지되고 대신 주말에 경기를 펼치는 연중 지역 리그대회와 연말 왕중왕전으로 바뀐다.

선수들은 기존에 학기 중 열렸던 전국대회 참가가 전면 금지되는 대신 지역별 학교 10-12곳이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리그전을 펼친다. 3월부터 10월까지 진행되는 지역 리그제에는 기존 학교는 물론 지역 유소년, 청소년클럽, 일반 학교의 스포츠클럽도 참가할 수 있다. 리그에 참가하려면 참가 팀은 18∼22경기를 소화할 수 있어야 하고 홈경기를 위한 구장을 준비해야 한다. 리그를 거쳐 지역별 상위팀이 연말에 왕중왕전을 벌여 최강자를 가린다.

이번 발표의 배경은 그동안 학원 축구가 선수들의 상급 학교 진학을 위한 도구로 변질되면서 선수들이 전국 규모의 축구대회 성적에 급급한 나머지 학교 수업을 외면하고, 이후 상급학교 진학 과정이나 선수선발 과정에도 비리가 끼어들고 있는 현실 때문이다.

축구협회와 정부의 이번 계획이 실행에 옮겨지게 되면 국내 학생축구선수들은 학교수업을 빼먹고 대회에 참가하지 않아도 되고 상급 학교에서 선수들을 선발하는 과정도 기존에 전국대회에서의 팀성적이 전제가 되는 방식이 아닌 선수 개개인의 기량과 학교생활을 두루 반영하는 방식으로 전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웃 나라 일본의 경우 이미 1932년 문부성이 학생야구의 건전화를 목적으로 '학생 야구 통제령'을 제정, 소학교의 전국대회 금지, 경기의 주말 및 공휴일 개최 의무화, 출전료 및 입장료 징수 금지, 중등학교 전국대회수 제한(3개 대회), 학력 저하 방지를 위한 유급 선수의 출장 정지 등을 명문화 했다. '학생야구 통제령'은 이후 일본학생야구협회의 출범과 함께 폐지됐지만 주요 내용은 일본학생야구협회가 제정한 학생야구헌장에서도 계승되고 있으며 오늘날 일본 학원 스포츠의 근간이 되고 있다.

국내 축구계와 정부의 이번 발표는 뒤늦게나마 국내 학원 스포츠의 건전화와 학생선수들의 올바른 육성에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한편 야구, 농구 등 다른 학원 스포츠 분야에도 확산될 것으로 보여 앞으로 국내 학원 스포츠 분야에 일대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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