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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서 1달러씩 거둬 아프리카 돕겠다?

사전 여론수렴 없는 정부 방침에 국민들 반발

노무현 대통령은 아프리카 순방 과정에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정부의 공적개발원조(ODA)를 앞으로 3년간 3배 이상 확대하는 것을 골자로 한 ‘아프리카 개발을 위한 한국 이니셔티브’를 발표했다. "우리 정부의 ODA가 그동안 아시아 등 특정지역에 편중돼 있어 아프리카 국가와의 관계 증진에 기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아프리카에 대한 지원을 1억 달러 정도 늘리겠다"는 것이다.

문제는 재원 조달 방법. 모든 내외국인이 국제선 항공권을 구입할 때 1달러, 우리 돈으로 1천 원 정도를 거둬 충당하겠다는 게 정부의 현재 구상이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13일 아침 <손석희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세금 형태로 일괄 징수 하는 것은 아니고 자발적으로 1달러씩을 기여하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고 재원 마련 구상의 일단을 밝혔다.

이런 정부의 구상에 대해 "1달러가 큰돈은 아니지만 기부란 본인의 자발적 의사로 이루어져야 하는데 강제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압델아지즈 부테플리카 알제리 대통령과 12일 대통령궁에서 한.알제리 정상회담을 하고있는 노무현 대통령.ⓒ연합뉴스


반 장관은 이날 손석희 앵커가 “본인이 특별히 낼 생각이 없다고 하면 안 내도 되느냐”고 묻자 “발권을 할 때 대개는 자동적으로 1달러씩을 추가 부과해야만 징수하는 데 어려움이 없는데, 일일이 본인에게 물어보면 절차가 복잡하다”며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므로 좀 더 검토해보고 여론을 봐 가면서 하겠다”며 애매한 입장을 밝혔다.

국제 사회에서 세계 11위의 경제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행동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그러나 사전에 여론수렴 절차도 없이 정부가 일방적으로 일괄 징수 입장을 밝혔다는 사실은 아직도 정부가 상명하복식 의사결정에 익숙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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