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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금메달 용병술', 한국시리즈서 고전중

2차전 김동주-오재원 포지션 교체, 3차전 투수교체 모두 실패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이 9전 전승의 '퍼펙트 금메달'을 획득했던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 한국시리즈에서 고전을 하고 있다.

적지에서의 1차전에서 짜릿한 승리를 거둔 두산 베어스가 2차전과 3차전을 SK 와이번스에 거푸 내주는 과정에서 살펴보면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한 부분은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과 직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2차전에서 3루수로 선발출장한 김동주가 경기 초반 2개의 송구실책을 범하자 김경문 감독은 1루수를 보던 오재원와 김동주의 포지션을 맞바꿀 것을 지시한다. 김동주가 데뷔 후 1루수로 기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경문 감독으로서는 팀의 중심타자인 김동주를 빼지 않고 기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그를 1루수로 기용하는 방법이 최선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김 감독의 용병술은 결국 패배의 빌미가 되고 말았다. 두산이 4회초 2점을 만회,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 2-2로 팽팽히 맞선 5회말 수비에서 두산은 김동주와 포지션을 맞바꾼 오재원이 SK의 선두타자 정근우의 땅볼을 놓쳐 출루를 허용했고, 후속타자로 나선 박재상의 적시 2루타가 터져 결국 결승점을 허용하고 말았다.

김경문 감독은 2차전 패배 후 인터뷰에서 "오재원이 3루 수비에 적응이 덜 된 것 같다"며 자신의 용병술이 패인임을 밝혔다.

김 감독은 3차전에서도 자신의 용병술로 인해 쓴잔을 마셨다. 선발 이혜천이 5회초까지 2안타 1실점으로 잘 막아 양팀이 1-1로 팽팽하게 맞선 6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김 감독은 SK 최정이 타석에 들어서자 이혜천을 빼고 최정에게 강한 면모를 보여온 이재우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믿었던 이재우는 단 1구만에 최정에게 결승 2점 홈런을 얻어맞았다.

김 감독의 용병술은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 최후의 일격을 맞는다. 2-3으로 뒤진 9회말 1사 주자 만루의 절호의 기회에서 김 감독은 이날 3타수 무안타로 부진한 김현수를 그대로 타석에 내보냈다. 최악의 경우 외야 희생플라이라도 쳐 줄 것으로 믿고 내보낸 것. 이때 마운드에는 정대현이 올라 있었다, 쿠바와의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에서의 9회 상황이 그대로 재현된 셈이다.

그러나 김현수는 이 상황에서 2루수 앞 병살타를 치고 말았다. SK에게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획득 순간과 같은 기쁨을 선사해주고 만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김현수를 믿고 타석에 들여보내 패배의 쓴잔을 들이킨 두산의 사령탑은 한국의 베이징 올림픽 야구 금메달을 이끈 김경문 감독이었다.

아직 한국시리즈는 3차전을 치렀을 뿐이다. 2, 3차전에서 김경문 감독의 용병술이 거푸 헛방망이질을 했다면 남은 경기에서 기다림의 보상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김 감독의 용병술은 지난 베이징 올림픽 당시하고는 다른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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