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한국, 아시아에서 가장 공격받기 쉬워"
"한국위기 발화물은 외채 아닌 국내부채. 건설-가계대출 줄여야"
2년전 미국발 금융위기를 예견하고 그후 미국금융이 붕괴되는 12단계를 정확히 맞춰 국제적 명성을 얻고 있는 루비니 교수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신흥시장: 누가 위험한가(Emerging Market: Who is at Risk?)'란 글을 통해 한국에 대해 이같이 지적했다.
루비니 교수는 국가 떼도산으로 국제금융 위기가 새로운 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지적한 뒤, 위기에 처한 신흥국가들로 아이슬란드, 헝가리, 발틱 3국(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발칸반도(크로아티아, 세르비나), 터키, 우쿠라이나, 남아공화국, 아랍에미레이트(uae), 카자흐스탄, 파키스탄, 인도네시아, 아르헨티나, 베네주엘라, 브릭스, 그리고 한국을 꼽으며 국별 상황을 상세히 분석했다.
그는 현재 한국이 직면한 상황에 대해 "한국은 높은 금리, 단기외채의 급증, 부동산 시장 둔화, 높은 식품가-유가 등의 중소기업과 소비자들에 대한 압박, 대기업이 직면하고 있는 수출 감소 등을 포함한 취약성에 의해 또 하나의 금융위기를 맞은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의 원-달러 폭등과 관련, "원화는 은행들에 대한 지원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신용 위기의 징후 속에 외국 투자자들의 한국내 자산 회수로 인해 대략 30% 평가절하됐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많은 사람들은 한국의 신용위기가 1997년의 반복되는 모양새가 될 것으로 불안해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한국의 넉넉한 외환 보유고와 순채권국으로서의 현재의 위상으로 인해 1997년이 다시 돌아오지는 않을 것으로 믿고 있다"며 국가도산 가능성에 대해선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어 "한국의 잠재적 신용위기에서 가장 우려되는 요소는 한국 시중은행들의 외채가 아니다"라며 "한국의 외채는 은행들이 경영상태를 호전시키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한국 위기의 진정한 발화물은 국내부채(가계부채)"라며 부동산거품 파열 위기에 직면한 가계대출에 대한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한국은 건설-부동산회사들의 과잉투자와 주택담보 과잉대출에 대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한국의 은행들은 자산의 질을 위험에 빠뜨리는 일을 늦춤과 동시에 누구에게 돈을 빌려줄지에 대해 더 깐깐해질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추가적 건설대출 및 주택담보대출을 하지 말 것을 조언했다.
루비니 교수의 조언은 앞서 21일 정부가 발표한 건설사 추가대출 및 주택대출 규제완화와 정면 배치되는 것이어서, '10.21 부동산대책'이 도리어 한국에 대한 국제적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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