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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국 축구, 해답은 K-리그에 있었다

이근호, 정성훈, 김형범, 곽태휘 등 UAE 대승 이끌어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를 대파하고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단독선두에 나서면서 월드컵 7회 연속 본선진출을 향한 정상궤도에 진입했다.

지난 북한과의 1차전에서 졸전끝에 가까스로 비긴 이후 대표팀의 정신력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았고, 유럽파 선수들의 재합류를 주장하는 목소리도 높았지만 무엇보다도 대표팀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K-리그의 실력자들을 발탁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있따랐다.

한국 축구가 현재 처해있는 위기상황을 타개할 해결책은 결국 K-리그에 있다는 지적이었다. 이와 같은 지적은 지난 11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 지난 15일 UAE와의 월드컵 예선 경기를 통해 분명 신빙성이 있는 지적이었음이 드러났다.

물론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이영표(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김동진(제니트 상트 페테르부르크) 등 유럽의 빅리그에서 뛰는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이근호(대구FC)를 비롯해 정성훈(부산 아이파크), 김형범(전북현대), 곽태휘(전남 드래곤즈), 이청용, 기성용(이상 FC서울) 등 K-리그파 선수들의 활약은 실질적으로 허정무호의 위기탈출에 결정적인 기여를 해냈다.

최근 허정무호의 2경기에서 4골을 뽑아내며 물오른 득점감각을 과시한 이근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대표팀의 확실한 스트라이커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그의 왕성한 활동력은 미드필드의 박지성이나 이청용, 기성용의 질좋은 패스와 어우러지며 그 어느때 보다 높은 골결정력을 보여줬다. 이근호의 이와 같은 맹활약은 현재 대표팀 내에서 주전경쟁을 펼치고 있는 스트라이커 신영록(수원삼성)과 비교되며 신영록에게도 큰 자극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A매치를 통해 생애 처음으로 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정성훈과 김형범도 허정무호가 발견해낸 '노다지'와도 같은 존재들이다. 정성훈은 허정무 감독에 의해 최전방 공격수로 기용되어 비록 골을 기록하지는 못했으나 합격점을 줘도 될만한 기량과 넘치는 투지를 보여줘 팬들로부터 '한국의 루카 토니'라는 별명을 얻었고, '오른발의 달인' 김형범도 세트피스 상황에서 정확하고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허정무호에 새로운 비밀병기를 장착시켜 줬다.

이밖에 오랜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골넣는 수비수' 곽태휘는 UAE전에서 중앙수비수로 나서 안정된 수비는 물론 세트피스 상황에서 멋진 헤딩골까지 만들어 내며 확실한 대표팀의 주전 중앙수비수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들 K-리거들의 활약은 부상으로 이번 대표팀에서 빠진 김두현(웨스트브롬위치 알비온)이나 경고누적으로 결장한 김남일(빗셀고베)의 공백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훌륭한 것이었고, 앞으로 허정무호가 단행해야할 대표팀 개혁작업에 있어 과감한 인적개편이 매우 중요함을 알려주는 계기가 됐다.

특히 이번 UAE전은 아직까지 2002년의 추억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거나 거품 가득한 '이름값'으로 버텨오던 기존의 대표선수들에게 확실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경기가 됐다는 점에서 승점 3점 이상의 큰 수확을 올린 경기라고 할 수 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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