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용납될 수 있는 자살 없다. 최진실 무책임"
"최씨가 남긴 아이들 생각하면 무책임한 행위"
김 시인은 5일자 <중앙선데이>와 인터뷰에서 최진실씨 자살 동인과 관련, “안재환씨도 그렇지만 연예인은 기본적으로 감성적이다. 주가 변동처럼 쉴 새 없이 출렁거리는 인기도에 따라 방송국에서 콜을 받느냐, 못 받느냐가 결정된다. 세상의 평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최씨처럼 명성이 자자한 탤런트가 자신이 사채업과 관련돼 있다는 식의 소문을 접하고 견디기 힘든 모욕감을 느꼈을 것”이라고 나름의 이해를 표시했다.
김 시인은 그러나 이어 “아무리 그렇다 해도 최씨가 남긴 아이들을 생각하면 무책임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며 "제 목숨이라고 해서 자기 것만은 아니다. 가족은 물론 사회와 상호 연관돼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을 배신하고 버리는 것”이라고 꾸짖었다.
그는 “우울증, 생활고, 기질적 유약성, 사건의 충격, 가족이나 친구의 배신…우리는 자꾸 이런 것들에서 자살 원인을 찾는다. 이른바 전문가로 불리는 사람들이 그렇게들 얘기한다"며 "하지만 문제는 이런저런 원인에 있는 게 아니다. 작은 병리를 가지고 자살의 원인을 판단하는 자체가 또 다른 자살을 부추기는 것이다.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있는 자살은 없다”며 단호히 말했다.
그는 자살 방지책과 관련해선 “모든 형태의 자살은 동기가 무엇이든, 자살하기 전부터 이미 자신을 죽인 상태다. 거기에 명분이나 이유 하나만 걸어 주면 그대로 죽음으로 향한다. 사회가 ‘너의 죽음을 이해한다’는 메시지를 줘선 안 된다. 단호해야 한다"며 "한 해에 몇 명 자살한다고 발표해서도 안 된다. 자신의 자살을 보편적 현상으로 여기게 된다. 내가 죽는다고 세상이 바뀌는 것도 아닌데 하고…절망의 에코(메아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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