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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조용한 민생투어 계획 중"

언론 조명 피해 정치재개 준비중, 분명한 '이념적 집단' 구상

5.31 지방선거이후 한동안 언론의 초점으로부터 벗어나 있던 강금실 전 법무부장관. 그의 정치 행보가 요즘 여당 내에서 새삼 관심거리다. 정계개편과 맞물려 여당 해체설까지 공공연하게 나도는 중에도 강 전 장관은 극히 드문 '여당의 희망'으로 꼽히는 탓이다. 특히 여권의 여러 대권주자나 잠룡들 가운데서도 강 전장관은 '대중적 지명도'를 갖춘 드문 인재로 여권 내에서 평가받고 있다.

본인도 5.31지방선거 패배후 "다시 만나요"라며 정치 복귀 의사를 분명히 한 바 있다.

"조용한 민생투어 계획 중"

3일 만난 그의 측근은 "요즘 강 전 장관은 민생 투어를 고민 중"이라고 전했다. 올해 말까지 암중모색에 나설 예정인 강 전 장관은 최근 1차로 인선된 보좌진들과 함께 점검회의를 겸해 저녁식사를 함께 하면서 이같은 방안을 논의했다고 한다.

강 전장관은 서울시장 선거운동 과정에 '민생 투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한다. 다수 국민들의 삶이 얼마나 힘든가를 절감했고, 5.31참패도 고달픈 민생을 제대로 알 지 못한 정부여권에 대한 심판이었다는 판단에서다. 때문에 정치 재개에 앞서 '민생의 현장 속으로' 깊숙이 들어갈 필요성을 절감했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그러나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1백일 민생 대장정'을 캐치프레이즈로 활발하게 민생투어를 하는 모습이 언론을 통해 나오면서, 민생투어 방식이 언론의 스폿라이트를 피하는 '조용한 국토순례' 방식으로 선회했다고 한다.

측근은 "타 정치인과 겹쳐질 경우 득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서"라며 "가능한 한 조용히 국토순례를 마무리 짓기로 했다"고 전했다. 조용한 국토순례 시기는 7~8월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반노 돌풍' 때문에 5.31선거에서 참패했으나 강금실 후보는 끝까지 '씩씩한 모습'을 보여 지금도 '여권의 희망'으로 자리잡고 있다. ⓒ연합뉴스


이념적 컬러를 분명히 할 '선진대안포럼'

강 전 장관의 또 다른 고민은 '이미지 변신'의 방향이다. 자칫 추미애 전 민주당 대표나 정동영 전 당의장 같이 정치인으로 완벽하게 변신하면 '기성 정치인'이라는 이미지가 박혀 득 될 게 없다는 게 강 캠프측 판단이다. '새로운 정치인 상'을 만드는 게 큰 숙제 중 하나다.

5.31 선거를 마치고 나서 해단식을 전후해 패자답지 않게 많은 이들의 관심도 받았다고 전했다. 강금실 특유의 '씩씩한 모습' 때문이다. 측근은 "차세대 정치인으로 가능성에 대한 기대 탓"이라고 풀이했다.

강 전 장관은 지방선거 내내 열린우리당 인사들의 '러브콜'에도 시달렸다. 선거에 합류했던 이 모, 김 모, 임 모 의원 등으로, 함께 향후 정치방향을 모색하자고 제안해왔다는 것. 열린우리당 기성정치인들에게서 '대안'을 찾기 힘들다는 판단에서였다.

최근 강 전 장관에게 측근이 명단을 전한 전문가 그룹의 윤곽도 일부 드러났다. 가칭 '선진대안포럼'이다. 하지만 아직 검토단계라고 한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의 인재 등용 특징이 지방대-비주류 출신들이었다면, 강 전 장관은 주류-비주류를 망라하되 가장 중시해야 하는 대목으로 '이념'을 꼽고 있다는 게 측근의 전언이다.

개혁이든 중도든 현재의 처지를 따지지 않되 "개인의 성향은 모두 진보여야만 한다"고 강 전 장관이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유는 노무현 정권의 실패 원인에 대한 분석에서 기초하는 것으로 전해딘다. 이념적 컬러가 분명치 않은 세력들이 '코드'에 맞춰 모인 것이 결국 참여정부의 실패로 귀결됐다는 판단에서다. 새 정치세력은 이념적 컬러가 분명하고, 정책도 이념적 기초에 충실한 것이어야 한다는 게 강 전장관 판단으로 전해진다.

"이제부터 정치인 강금실이 되기 위해 많은 고민 필요한 때"

측근은 정치 재개시점에 대해서는 "당분간은 더 잠행을 하면서 고민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올 연말과 내년초에 노무현 대통령 탈당 및 정계개편 본격화 등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듯, 강 전 장관의 활동 재개 시기도 잠정적으로 이때를 기준으로 잡고 있다고 했다.

히지만 측근은 "마스터플랜이 마련됐다기보다는 이제부터 강 전 장관에서 '정치인' 강금실이 되기 위해 더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아직은 한 일보다 가능성이 많은 인물"이라고 세간의 앞서 가는 추측에 대해 경계심을 나타냈다.

가공스런 '반노 태풍'으로 인해 서울시장 선거라는 최초의 정치도전에서 쓰라린 패배를 맛보아야 했던 강금실 전장관. 그가 어떤 절치부심의 모습으로 여의도에 나타날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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