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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범근 "신문선 중도하차 착잡하다"

"우리는 빨간 옷 입은 연예인들이 팬들 선동-자극할뿐"

MBC 축구해설을 맡고 있는 차범근 삼성감독이 30일 한국-스위스전 때 스위스의 두번째 골을 "오프사이드가 아니다"라고 말해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받자 SBS가 신문선 SBS해설위원을 중도하차시킨 데 대해 '동반자' 입장에서 "착잡하기 그지 없다"며, 시청률 위주의 방송사 운영에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아울러 "우리 방송은 빨간 옷 입은 연예인들이 나와 팬들을 선동하고 자극할 뿐"이라고 작금의 월드컵 중계 방송 방식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차범근 "틀린 말이 아닐 수 있음에도 마이크 놓아야 하다니..."

<중앙일보> 해설위원직을 맡고 있기도 한 차 감독은 30일 <중앙일보>에 쓴 '선진국에선 축구 즐기지만 우린 어떤가?'라는 칼럼을 통해 '시청률 만능주의'의 방송사 스포츠 중계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최근의 신문선 중도하차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차 감독은 "며칠 전, 틀린 말이 아닐 수 있음에도 국민의 분위기에 맞지 않는 분석을 했다고 해서 한 해설위원이 그 다음날로 마이크를 놓아야 하는 일이 있었다"며 "시청률에 결정적으로 피해를 주는 발언이라고 판단되면 내용의 사실 여부나 이해 여부를 심각하게 생각할 여유가 없는 것이다. 같은 콜레게(동반자)로서 착잡하기 이를 데 없는 일이었다"고 씁쓸한 소회를 토로했다.

신문선 위원은 한국-스위스전 당시 논란이 된 스위스의 오프사이드에 대해서는 오프사이드가 아니라고 해설, 네티즌의 거센 비난을 받았다. 이에 SBS는 지난 29일 "신문선 해설위원이 25일 경기 중계를 마지막으로 귀국했다"며 사실상 그를 중도하차시켰다.

방송 상업주의에 직격탄을 날린 차범근 감독이 아들 차두리 등과 함께 독일월드컵 중계 해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는 빨간 옷 입은 연예인들이 나와 팬들을 선동하고 자극할 뿐"

차 감독은 글에서 시청률 중심으로 진행되는 작금의 월드컵 방송 전반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가하기도 했다.

차 감독은 2002년 한일 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 해설 경험을 바탕으로 방송사들의 치열한 시청률 경쟁 결과, "중계나 월드컵 관련 프로는 말초적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자극적이고 가벼운 재밋거리로. 그리고 "대~한 민국"을 외치게 하는 애국심에 불붙이는 것으로"라며 "진지하게 월드컵이나 경기에 관해 얘기하고 설명할 수 있는 여유가 없다. 만나기 힘든 상대를 만나 아무리 좋은 얘기를 나눠도 인터뷰 내용을 소화할 만한 여유도 없다. 채널이 돌아가니까"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축구는 알면 알수록 더 재미있다. 월드컵에 온 세계가 열광하는 것도 축구 자체가 재미있기 때문이다"라고 수준높은 중계 해설의 필요성을 지적한 뒤, "축구 선진국처럼 축구를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팬들이 많아지지 않으면 2002년에서 점점 멀어져 갈수록 그 관심은 줄어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차 감독은 이어 "방송이나 신문은 이제 축구를 즐길 수 있도록 역할을 조금씩 바꿔야 한다"며 "냉정하게 우리를 볼 수 있는 객관성도 심어줘야 한다. 많이 알지 않고는 그들에게 축구를 쉽게 이해시킬 수 없다. 공부도 하고 연구도 해야 한다. 자국의 축구경기가 있는 날이면 전문가나 그 경기와 관련이 있는 인사들이 나와 재미나고 진지하게 예상도 하고 돌아보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재차 전문적 해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차 감독은 그러나 "우리는 어떤가"라고 반문한 뒤, "빨간 옷을 입은 연예인들이 나와 팬들을 선동하고 자극할 뿐이다. 수억원씩 들여서. 축구는 없다. 더 아쉬운 것은 지나친 시청률 경쟁으로 너무 혼탁하다는 것이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차 감독은 "지금은 지나치게 심각하다. 이런 분위기에서 TV가 대중매체로서 역할을 다해 주길 기대할 수는 없다. 방송사의 게시판들은 마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게시판을 보는 것 같다. 광분해서 댓글을 달아 욕을 하고 서로가 헐뜯고"라며 "소속팀의 훈련이 시작되는 바람에 두리가 일찌감치 방송에서 빠져나갈 수 있었던 게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른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차 감독은 마지막으로 신문선 해설위원의 중도하차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며 "우리들의 역할이 월드컵을 끌고 가지 못하고 상업주의에 끌려 가는 수준이라면 과연 내가 팬들 앞에서 떳떳할 수 있을지 많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고뇌로 글을 끝맺었다.

지나친 상업주의적 진행에 대해 언론시민단체 등은 물론 해당 방송사 내부에서도 비판의 소리가 많은 가운데 방송사 중계해설을 맡고 있는 차 감독의 따가운 '방송 상업주의' 비판은 방송사들에게 더없이 따끔한 일침이 아닐 수 없을듯 싶다.
임재훈 기자

댓글이 3 개 있습니다.

  • 1 0

    진짜 이렇게 맞을수가
    https://youtu.be/xMrz078PGX0

  • 0 0
    겨울

    차범근씨는 오프사이드라고 한 편에 있었습니다. 물론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 40 55
    이민지

    이게 도대체
    차라리 중앙일보에 실린 차범근 칼럼을 통째로 옮겨다 놓는게 더 읽기 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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