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MB정권, 임기내내 거리에서 국민과 싸울지도"
"우익 포률리즘" "인치" 맹비난, "민주, 품격도 없이 패배"
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띄운 '국회의원 유시민이 공직자로서 드리는 마지막 감사편지'라는 글을 통해 "참여정부와 함께 한 5년은 자부심으로 남을 것"이라며 "지난 5년 참여정부는 많은 성취를 이루었다고 자부한다. 특히, 선거와 정치,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공정하고 투명한 시스템을 정착시키려고 노력했다. 지역균형발전과 남북평화협력의 진전을 위해서는 정권의 명운을 걸고 일했다. 국민의 정부 때 시작된 사회보장제도를 정착시키고 복지예산을 확대한 것도 큰 성과였다"며 참여정권 시절을 극찬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정치인으로서 저는 심각한 좌절을 겪니다"며 "정당개혁운동은 열린우리당의 소멸과 함께 참담한 실패로 끝났다. 정당들이 지역을 갈라 권력투쟁을 일삼는 지역주의 정치구도를 극복해 보려던 정치개혁운동 역시 좌초하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이어 "하지만 나는 이것을 최종적 실패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마음속에 등불을 켜고 언제나 깨어 있겠다. 국민의 요구가 분출되는 날을 기다리면서 묵묵히 실력을 기르고 역량을 키우며 살아가겠다"며 강력한 정치 재기 의지를 나타냈다.
그는 이어 화살을 이명박 정권에게 돌려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다섯 달 동안 이명박 대통령과 집권세력의 말과 행동과 정책을 보면 과연 이 정부가 국가 발전과 국민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일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명박 정부를 조목조목 질타했다.
그는 우선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과 관련, "대통령이 마음먹는다고 해서 경제성장률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요, 성장률을 올린다고 해서 저절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 역시 아니다"라며 "강만수 경제팀이 지금 하는 그대로 하면 성장률도 지난해만 못할 뿐만 아니라 새로 생기는 일자리 역시 작년보다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수출과 대기업, 제조업에 집착하는 정책만으로 고용률을 올리지 못한다는 것은 경제학계의 상식"이라며 강만수 경제팀을 질타했다.
그는 "지금 이명박 정부가 하는 일을 보면 실용정부가 아니라, 막연한 보수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혀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지난 정부의 유산조차 모두 쓰레기통에 집어던지는 이념정부의 모습밖에 볼 수가 없다"고 힐난하기도 했다.
그는 또 이 대통령의 잦은 공직자 질책을 거론하며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정당한 비판의식을 이용하여 공직사회를 감정적으로 공격하는 방식으로는 공무원들의 업무의욕을 높일 수 없다"며 "이것은 일종의 우익 포퓰리즘"이라고 맹비난했다.
그는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시스템을 무너뜨리고 인치(人治)로 회귀하는 징후를 보이고 있다"며 "내각을 통괄하는 국무총리는 보이지 않고, 정부 부처간 협조체제도 마비되고, 부처장관 위에 옥상옥으로 청와대 수석을 두어, 모든 중요한 의사결정권을 대통령과 몇몇 측근들이 독점하는 양상이 빚어지고 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또 광우병 사태와 관련해서도 "30개월 넘는 미국소와 광우병 위험부위 수입 허용을 반대하는 촛불시위에 대처하는 정부의 태도를 보면 마음이 크게 불안하다"며 "시위에 나온 여고생이나 자기집 베란다에 현수막을 내건 시민들의 주장 가운데 논리적으로 타당하지 않거나 과장된 부분도 분명 조금은 있을 것이나 국가정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말하고 싶어하는 욕구는 배고플 때 밥을 먹고 졸릴 때 잠을 자는 것과 동일한 기본적 욕구다. 공안기관을 동원하여 이러한 국민의 기본권을 통제하고 억압하려 한다면, 이명박 정권은 임기 내내 거리에서 국민들과 싸우면서 세월을 보내야 할지 모른다"고 힐난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화살을 통합민주당으로 돌려 "패배가 너무나 두려운 나머지 책임정치의 정도를 이탈한 소위 민주개혁세력은 선거기간 내내 소모적 네거티브 캠페인에 몰두하다 품격도 없이 패배했다. 총선에서도 정체성을 상실한 채 막연한 견제론을 펼치다 국민의 선택에서 더욱 멀어져 버렸다"고 힐난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많은 국민들이 나를 대변하는 정당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며 "런 정당을 만드는 데 힘을 보태고 싶지만, 이제 소속 정당도 없고 국회의원도 아닌 사람으로서 제가 무슨 일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시간을 두고 고민해 보겠다"며 향후 신당 창당 추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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