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히든 카드'는 박원순"
뉴라이트 제성호 대표 주장, "박원순, 고건 흡수해 정권 재창출"
뉴라이트전국연합 공동대표 및 대변인인 제성호(48) 중앙대 법대 교수는 19일 조갑제닷컴 등에 띄운 '박원순 변호사의 행보를 주목해야'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우리는 박원순이란 사람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보수진영에서 최초로 박 변호사를 범여권의 '잠재적 대권주자'로 주목했다.
제 교수 주장은 보수 일각의 시나리오에 불과하나, 보수진영이 정권 탈환을 위해 얼마나 다각적 시나리오를 상상하며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한 예로 보여 주목된다.
"노무현의 히든카드는 박원순"
제 교수는 우선 5.31지방선거후 노무현대통령의 반응과 관련, "노 대통령은 5.31 지방선거에서의 참패에도 불구하고 아랑곳 하지 않고 계속 좌향좌를 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내고 있다. 노 대통령은 또 작은 선거 몇몇 진다고 해서 걱정할 것 없다는 식의 이야기도 했다"며 "정권을 두고 싸우는 보다 큰 정치전, 곧 대선에서 이기면 된다는 것으로 대단한 자신감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발언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노대통령의) 대선 승리의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올까"라고 반문한 뒤 "그것은 필시 노 대통령이 대선에서 이길 수 있는 ‘히든 카드’(Hidden Card)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스스로 답했다.
그는 "얼마 전 이 문제를 두고 필자는 평소에 잘 아는 몇 분들과 방담을 나눈 적이 있다"며 "그 ‘히든 카드’는 다름 아닌 박원순 변호사(1순위)라는 것이었다. 만일 그가 아니라면 천정배 법무장관이 대안(2순위)으로 거론됐다. 사실 어떤 의미에서는 박원순 변호사는 ‘히든 카드’라기보다는 ‘반(半)오픈 카드’라고 말하는 것이 더욱 정확할 것이다. 이미 언론에서도 한명숙 총리와 함께 거론한 적이 있기 때문"이라고, 보수진영에서 회자되고 있는 '박원순 대선후보론'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고 이명박 서울 시장의 인기도 여전한 반면, 고건 전 총리는 인기 상승추세가 한풀 꺾이고 있다"며 "현 정부의 386 실세들은 결코 고건 전 총리에게 정권을 내주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것은 최악은 아닐지라도 차악(次惡)이기 때문"이라며 본격적으로 박원순 대선후보론의 근거를 펴기 시작했다.
"박원순이 범여권 대선주자 돼선 안되는 3가지 이유"
제 교수는 "이제 우리는 박원순이란 사람에게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그는 아름다운 재단의 상임이사로 있으면서, 실질적으로 그 운영을 주도하고 있다. 또 희망제작소를 만들어 국민들에게 나눔과 희망을 주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박원순 변호사가 좋은 일, 꼭 필요한 일을 하고 있다고 본다"고 박 변호사의 최근 활동에 대해 긍정적 평가를 내렸다.
제 교수는 재차 "필자는 박 변호사는 인간적으로도 많은 장점을 갖고 있고 매우 훌륭한 분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인지 그는 지금 좌파 시민단체는 물론이고 일반 국민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며 "필자는 박원순 변호사가 끝까지 희망재단의 상임이사로 남아 있기를 바라지만, 그대로 될지는 미지수이다"라고 주장했다.
제 교수는 이어 "결론부터 말하면, 그의 인간적 매력과 훌륭함에도 불구하고 이 분이 노무현 대통령의 다음 타자로서 대선 후보가 안 된다는 게 필자의 기본생각"이라며 "아니, 이러한 생각은 필자만의 것이 아니라, 우파 전체의 것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박 변호사가 대선후보가 되서는 안되는 세가지 이유를 열거했다.
제 교수가 주장한 첫번째 '불가' 이유는 "박 변호사는 그간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도하면서 우리 사회에서 친북 용공사상의 유포-확산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그의 친북좌파성은 여전하다. 그의 탈이념적 행보는 좌파적 이미지를 줄이고 국민적인 인기를 확대하기 위한 것일 공산이 크다. 어쩌면 그는 오래 전부터 대권을 꿈꾸고 이와 같은 행보를 해왔는지도 모를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두번째 '불가' 이유는 "희망제작소에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의 인적 구성을 보면, 박원순 변호사가 참여연대 시절부터 함께 일하던 참여연대 출신인사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는 것"으로 "이들의 상당수는, 과거 좌익운동을 했다가 전향한 뉴라이트세력(특히 뉴라이트전국연합의 주요인사들)에 따르면, 골수 주사파 출신들이라고 한다"는 색깔론이었다. 그는 "그래서 설령 박 변호사 개인이 (마치 최열씨가 강변하는 것처럼) 좌우에 관심 없다는 식으로 탈이념 및 중도노선을 표방하더라도 그의 보좌진 혹은 지원세력은 여전히 ‘사상이 붉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 때문에 박 변호사가 대권을 거머쥐는 일은 절대 있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세번째 '불가' 이유는 "박 변호사는 경남 출신"이라는 지역주의적 이유에서였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과는 달리 경남지역에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경상도 표를 상당 부분 빼내갈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그래서 노 대통령과 그의 가신들은 박원순 변호사에 대해 강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고 봐야 한다"며 이른바 여권의 '영남 후보론'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이런 이유들을 댄 제 교수는 "박 변호사도 인간인 이상 대권에 상당한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그는 자신의 (정치적) 이미지뿐만 아니라 스케쥴과 대외 일정을 관리하고 있다. 일정한 목적의식과 방향을 향해서 말이다"라고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항간에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장관보다 박원순 변호사 만나기가 더욱 어렵다고 한다. 또 웬만한 자리에는 박 변호사가 나타나지도 않는다고 한다. 그는 이미 장관이 아니면서도 장관보다도 더 높은 지위 내지 대우를 받는 입장에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라며 "이런 관점에서 지금부터 우파진영에서는 박 변호사에 대한 대선 후보 자격 및 능력 검증에 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내년 대선, 한나라 후보-고건-박원순 3파전 될 것"
이처럼 박원순 대선 출마를 거의 기정사실화한 제 교수는 내년 대선이 한나라당 단일후보와 비한나라당 두 후보간 3파전으로 가다가, 선거막판에 2002년 대선때의 노무현-정몽준 후보단일화 같은 극적 비한나라당 후보간 연합을 통해 한나라당이 또다시 패배한다는 예상 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제 교수는 "이제 내년 대선은 박근혜-이명박-손학규 중 1인, 고건, 박원순의 3자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물론 박원순 대신에 천정배 혹은 유시민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 최근 좌파진영에서 유시민 대통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하는 기사가 인터넷에 뜬 적이 있었다. 물론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일종의 연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라고 전망했다.
제 교수는 이어 "그런데 우리 정치사에서 보면, 하나가 나중에 가서 둘로 쪼개지면 필패이고 둘로 팽팽하게 가다(대립하다)가 하나로 합치면 필승이라는 속설이 있다"며 "때문에 고건측과 노무현 대통령에 의해 옹립될 그 누구(박원순?)와 연합하여 최대의 이벤트를 만들어내면(물론 이 경우 386의 입장에서는 노무현-정몽준의 경우처럼 고건측 주도의 통합은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한나라당은 대선에서 또 한번 고배를 마실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제 교수는 이같은 범여권 후보 단일화에 대한 대응책으로 '영-호남 연대'를 주장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탄핵 추진 시절 이루어 놓았던 민주당과의 대화채널을 유지하면서, 꾸준히 화해와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 긴요하다"며 "영남과 호남(특히 자유민주의 우파진영)의 연대를 구축하는 게 한나라당의 당면과제가 될 것이다. 호남에도 이 정권의 좌향좌 및 친북사회주의화를 우려하는 우국지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따라서 "야당은 당의 환골탈태적 개혁과 함께 영호남 화합을 내세운 전국정당화를 추진하는 것이 내년 대선에서의 필승전략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하지만 십중팔구 그 효과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호남의 정서가 아직 한나라당과 손을 잡을 준비가 돼 있지 않고, 지역주민의 눈치를 보는 민주당 의원들도 선뜻 나서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영호남 화합은 한나라당이 내세워야 할 가장 중요한 모토의 하나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변호사가 아름다운 재단과 희망제작소의 지원과 국민적 인기를 받으면서, 탈이념과 중도통합(이른바 신 좌우합작), 그리고 영호남 대화합을 내건다면, 한나라당이 필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재차 극도의 경계감을 표시한 뒤 "영호남 대화합은 박근혜 혹은 이명박 후보가 먼저 선점해서 사회적 의제로 내놓아야 할 것"이라고 재차 영-호남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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