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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목표제가 말이 되냐?”

"정부 저출산 대책, 예산 확보 없는 ‘기계적 성과주의'"

정부가 지난 7일 발표한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 시안’의 핵심목표는 오는 2020년까지 현 1.08명에 머물고있는 출산율을 1.6명까지 끌어올린다는 것. 정부는 이를위해 18조8천9백98억원(출산.양육지원)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정부는 기존 저소득층 위주로 펼쳐왔던 보육.교육비 지원을 중산층으로까지 확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아홉 달의 산고끝에 나왔다는 정부의 저출산고령화 대책에 대해 ▲예산확보 방안 ▲기존 정책 재탕 ▲결혼기피 및 가족가치관 붕괴에 따른 대응방안 등 여러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겠다, 하겠다, 장밋빛 청사진만... 돈은 어디서?”

대한가정학회(회장 홍형옥)와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이 16일 국회 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개최한 ‘초저출산 시대의 가족정책 방향에 관한 정책토론회’에서도 정부가 내놓은 ‘저출산 고령화사회’ 대책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이 날 토론회에서도 가장 먼저 도마에 오른 것은 예산 확보 방안. 정부 시안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부터 2010년까지 5년간 국비 11조원, 지방비 13조원 등 모두 32조원을 투입해, 저출산고령화 대책과 관련해 2백30개 사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세비에서 얼마나 거둘 지에 대한 구체적 계획은 전혀없다.

여기다 시안에서 밝힌 지방비에서 13조원을 조달하는 문제는 열악한 지방정부의 재정상태를 살필 때, 공염불에 가깝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보건복지부가 그나마 구체적이라고 내놓은 예산확보 구상은 ▲세출 구조조정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파악률 제고에 따른 세수기반확대 ▲비과세. 감면 축소 및 폐지 등이다. 하지만 이 또한 새로운 정부 사업이 추진될 때마다 반복되는 ‘구호’일 뿐이다. 이 날 토론회 참석자들은 한결같이 이같은 예산 확보문제의 난맥상을 지적했다.

“출산이 목표한다고 되나”

이 날 토론회에서는 정부가 설정한 출산율 1.6명 목표 또한 성토 대상이었다. 토론회를 지켜보던 한 참석자는 “출산이 산업분야도 아닌데 얼만큼 투자했으니 얼마만큼 소득을 올리겠다는 것이 말이 되냐”면서 “출산은 목표한다고 되는 일이 아니다”라고 정부 정책을 꼬집었다.

나아가 정부가 내놓은 이같은 출산율 목표는 다양한 계층과 환경의 가정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줄 세우기식’ 접근법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진미정 서울대학교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인구집단에 따라 저출산 원인을 분석하고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가령 소득계층, 교육수준, 거주지역 등에 따른 결혼과 출산의 장애요인에 대한 분석이 그것이다. 지금처럼 모든 가정을 일렬로 줄세워 “출산률이 낮으니 얼만큼 지원해서 출산률을 끌어올리겠다”는 정부의 발상은 곤란하다는 얘기다. 진 교수는 “저출산 문제 해결은 단순히 경제적, 복지적 차원의 접근만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기본 규칙을 변화시키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선주 ‘(재)서울여성정책개발’ 부장은 “저출산 정책도 중요하지만 저출산 사회에 적응하려는 정책 역시 함께 논의되어야 한다”고 저출산 시대를 맞은 우리 사회의 역발상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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