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대표와 한나라당 지도부가 연일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는 '친박인사들의 복당' 문제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 형인 이상득 한나라당 국회부의장이 27일 "탈당후 무소속 출마자들의 복당은 과거처럼 문제 없으며 다 받아주게 될 것"이라며 박 전대표 손을 들어줘, 정가에 미묘한 파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이상득의 의미심장한 한마디 "친박인사들 복당 문제없다"
이상득 부의장은 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오전 포항시청 브리핑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복당 논란과 관련, "선거후 결국 한나라당에 합류할 것"이라며 "복당을 못한다고 하나 이전에도 무소속으로 나가 당선돼 입당하려는 사람을 다 받아줬는데 문제될 것 없지 않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정가에서는 이 부의장의 이같은 발언이 총선후 정국을 박 전대표와 함께 풀어나가겠다는 메시지를 담은 의미심장한 발언으로 해석하고 있다.
'55인 선상반란', 그리고 '비둘기파' 이상득의 승리
이상득 부의장은 이명박 캠프내에서 박 전대표의 존재와 지분을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대표적 '비둘기파'로 통한다. 반면에 차기 대권을 생각해온 이재오 의원이나 강재섭 대표 등은 세력 확장을 도모하며 박 전대표측과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온 '매파'로 분류되고 있다.
박 전대표를 격노케 하면서 결국 공천탈락한 친박인사들의 집단 출마로 한나라당의 과반수 획득마저 위태로와진 현 상황도 결국 '매파'들의 과욕이 초래한 위기라는 게 이상득 부의장측 판단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부의장은 그동안 이재오 의원이 박 전대표와 각을 세울 때에도 여러 차례 중재에 나서 이재오 의원의 최고위원직 사퇴 등을 이끌어내는 데 결정적 작용을 하면서 이재오 의원의 원망을 샀고, 이재오 의원이 최근 '55인 선상반란'을 통해 이상득 부의장을 밀어내려 했던 것도 이같은 연장선상에서 발발한 사건이라는 게 일반적 평가다. 박 전대표측이 '55인 선상반란' 과정에 이상득 부의장 대신 이재오-정두언 비판에 무게 중심을 뒀던 것도 평소 이 부의장과는 '대화'가 된다는 인식을 해왔기 때문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55인의 선상반란'은 참담한 실패로 돌아갔고 이재오 의원은 4월 총선에서 생환조차 불투명해지면서, 총선후 한나라당 역학관계는 이상득 부의장을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될 것이라는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표가 2004년 한나라당 대표시절, 컨테이너 당사에서 이상득 사무총장과 당무를 협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박 대통령의 총선후 정국 공동운영 메시지?
이런 마당에 이상득 부의장이 강재섭-이방호 라인이 연일 불가 입장을 밝히며 박 전대표와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친박 인사들의 복당' 문제에 대해 박 전대표쪽 손을 들어준 것은 총선후 박 전대표와 대화를 통해 국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이 부의장의 메시지, 그리고 한걸음 더 나아가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을 드러낸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고 있다.
실제로 정가에서는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 확보에 실패할 경우는 말할 것도 없고, 가까스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더라도 박 전대표의 협조 없이는 안정적 정국 운영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관측이 일반적이다.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될 상당수의 박근혜계 의원들이 유사시 집단으로 당을 이탈할 경우 여소야대 국면이 도래할 것은 불을 보듯 훤한 이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향후 정부여권내 '정무 조정기능'의 중심에 설 게 확실한 이상득 부의장의 '친박인사 복당 찬성' 발언은 총선후 박 전대표와의 신뢰 회복을 위한 수순밟기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어서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