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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득 "정형근 제발 무소속 출마 말아달라"

"공천번복은 없다. 그러나 무소속 출마시 한나라 표 분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 부의장이 18일 한나라당 공천에서 탈락한 정형근(부산 북강서갑)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해 무소속 출마를 만류했다. 공천탈락한 박근혜계 의원들의 집단적 출마로 영남에서 한나라당 싹슬이 전략이 중대고비에 직면한 데 따른 긴급진화로 풀이되나, 효과가 얼마나 될지는 의문시되고 있다.

이 부의장은 18일 오전 11시15분께 부산 북구 덕천동의 아파트 상가에 있는 정형근 의원의 사무실을 방문해 지역 시.구의원 전원 및 핵심당원 등 30여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낙천자의 선거구에 온 것은 처음이고 낙천한 곳에 오면 괜히 구설수에 오를 것 같아 망설이다 왔다"며 "(정 의원이 공천을 못 받은 것에 ) 당원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그는 이어 "공천번복은 없다"면서도 "설득하러 왔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한나라당이랑 표가 갈린다. 한나라당이 분열하면 안되며 결과가 뻔하다. 출마를 포기해달라. 속상한 마음은 이해하지만, 당을 봐서 슬기롭게 판단해 달라"고 정 의원에게 탈당과 무소속 출마 자제를 부탁했다.

이에 대해 정 의원 측근들은 "그런 원론적인 얘기만 할 거면 뭐하러 오셨느냐. 설득할 필요없다. 어떻게 이럴 수 있냐. 공천 결과를 보니 배신감밖에 느껴지지 않는다"고 고성을 지르면서 강하게 반발했고, 일부 의원들은 눈물을 흘리며 하소연하는 가운데 간담회는 30여분 만에 끝났다고 이 참석자가 전했다.

이후 낮 12시30분부터 이 부의장과 정 의원이 독대해 얘기를 나눴으며 오후 1시부터 1시간 동안 근처 일식집에서 식사를 한 뒤 이 부의장은 상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참석자는 "이 부의장이 생각지도 못했던 공천 탈락으로 고민에 빠져있는 정 의원을 위로하기 위해 온 것으로 안다"며 "이 부의장과 정 의원은 친형제처럼 지내온 터라 일부러 직접 방문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부산 북구의 시의원과 구의원 전원은 정 의원의 한나라당 공천 탈락에 항의하는 뜻으로 이미 탈당계를 써놓고 정 의원의 결심에 따라 행동을 같이 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정형근 의원은 이날 이 부의장의 방문에 대해 별다른 언급 없이 시종 침울한 표정을 지은 가운데 지지당원들은 "무소속이라도 나가야 한다. 이대로 물러설 순없다. 억울하다"며 정 의원의 무소속 출마를 강력하게 촉구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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