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김성호 국정원장 후보 인사청문회가 김 후보에 대한 '삼성 떡값' 의혹을 제기한 김용철 변호사의 증인 불출석으로 여야가 대립하며 파행을 겪고 있다.

민주당측은 김 변호사가 불출석 입장 표명에도 불구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법상 규정된 청문회 5일 전에 증인출석 요구서를 발송한 뒤 청문회를 그만큼 늦추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에 한나라당은 당초 여야합의대로 이날 청문회를 실시하자는 입장.

정보위 민주당 간사인 선병렬 의원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삼성 비자금 사용처에 관한 김 변호사의 말이 신빙성이 있는 만큼 반드시 김 변호사로부터 의혹에 대한 진실을 들어야 한다"며 "김 변호사가 현재 출석에 부정적이라도 청문회 5일 전에 출석요구서가 가면 충분히 생각할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재성 민주당 원내대변인도 국회 브리핑에서 "김 변호사가 출석하지 않겠다는 이유는 한나라당이 홍만표 검사를 김 변호사에 대한 '물타기용 증인'으로 함께 요청했기 때문"이라며 "홍 검사에 대한 증인채택 요구를 철회하고, 합법적으로 5일간의 유예기간을 둬 정상적으로 출석 요구서를 발송하는 것이 청문회를 청문회답게 하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김 변호사가 끝내 출석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증언은 앞으로도 믿기 힘든 것이기 때문에 청문회는 김용철 없이도 오늘 개시되고 종료돼야지 연기는 있을 수 없다"면서 "증인이 안 나온다고 해서 청문회가 연기된 예는 국회 역사상 없었다. 믿을 수 없는 한 사람의 막연한 주장 때문에 청문회가 지연되는 것은 국민도 용납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정보위 여야 간사는 이날 오전 접촉을 갖고 비공개 회의를 통한 증인 신문 등도 논의했으나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인사청문회는 오전 11시30분 현재 회의를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날 청문회가 열리지 못할 경우 향후 민주당의 청문회 요구에 불응한다는 방침이어서, 김성호 청문회는 열리지도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