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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총선, 예상대로 '부토당' 등 야권 압승

부토 암살 후폭풍, 야권 탄핵 가능의석 확보 가능 전망

고(故)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 암살 파문이 영향을 미친 파키스탄 총선에서 야권이 새 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며, 독재정치를 펼쳐온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에게 패배를 안겼다.

19일 AP통신과 파키스탄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고(故)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가 이끌던 파키스탄인민당(PPP)가 선두,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가 2위를 달리면서 집권당을 이끈 무샤라프 대통령이 패배를 수용했다.

이들 통신에 따르면 총 2백53개 지역구의 개표가 마감된 가운데 주요 야당인 PPP는 86개, PML-N은 64개 지역에서 당선을 확정지었으며, 이들 두 정당이 확보한 의석은 1백50석으로 전체 2백72석의 절반을 넘어서면서 과반수를 확보했다.

반면 무샤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여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Q)는 38석 승리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또 PML-Q와 연대한 카라치 지역 정당 MQM이 19석, 파슈툰계 소수정당인 ANP가 10석을 차지했다.

이로써 군소정당과 무소속 당선자를 포함할 경우 야권은 무샤라프 탄핵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야당의 승리로 수많은 파키스탄인들이 기쁨에 들떠 환호하는 등 축제 분위기가 이어졌다"며 "지난 8년 동안의 군부통치로 시달려온 파키스탄인들이 이제 직접적인 변화의 시기를 맞았다"고 평가했다.

샤리프 전 총리는 이날 오후 기자회견에서 "다른 정당들과 손을 잡고 파키스탄에서 독재를 완전히 몰아낼 것"이라며 강력한 탄핵 의지를 보여 파키스탄 정국의 파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부토 전 총리 암살에 따른 동정여론과 반(反) 무샤라프 정서로 '무샤라프 지지자들'이 참패한 가운데, 총리 출신의 초우더리 수자트 후세인 PML-Q 총재와, 아미르 후세인 전 국회의장은 PPP 후보에게, 세이크 라시드 전 철도장관은 PML-N 후보에게 완패했다.

개표 결과가 야당의 압승으로 나타나자 집권당인 파키스탄무슬림리그의 후세인 총재는 "우리는 이번 총선 결과를 열린 마음으로 수용하며, 새로운 국회에서 야당의 자리에 앉을 것"이라고 패배를 받아들였다.

타리크 아짐 여당 대변인도 현지 방송과 인터뷰에서 "분명 국민은 투표를 통해 말했다. 그들은 우리의 정책을 거부했고 우리는 그들의 판정을 수용한다"며 "나라를 위해 누구와도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TV 연설을 통해 선거 결과가 "국민의 목소리이며 나를 포함한 모든 사람들이 이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야당의 압승이 확정된 뒤 정부 재편에 따라 1999년 쿠데타로 집권한 뒤 철권통치를 해온 무샤라프 대통령이 당분간 의회와의 협력에 나선 뒤 퇴진할 것으로 보여, 파키스탄 정국이 향후 대대적인 변화의 바람을 맞게될 전망이다.특히 '테러와의 전쟁'을 추진해온 미국을 지지해온 무샤라프의 향후 퇴진 상황 여부에 따라 대미관계도 새로운 변화를 맞게될 전망이다.

부토 전 총리의 피살로 어수선해진 정국 속에 총선이 진행되면서 지난 17일부터 전날에 걸쳐 파키스탄 곳곳에서는 산발적인 폭력행위가 벌어져 적어도 19명이 사망했고 1백여명이 부상했다.

파키스탄 선관위는 이번 선거의 투표율을 40% 정도로 추정하고 있는 가운데 이는 1997년의 37%보다는 약간 높지만 2002년의 42%에는 못미친다고 현지 언론들은 분석했다.

한편 지방의회 의원 투표를 포함한 이번 총선의 최종 개표 결과는 늦어도 20일 오전에 발표될 전망이다.

이날 야당의 승리 소식이 전해진 뒤 파키스탄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비교적 평화롭게 진행된 선거를 환영했고 이날 주식은 2% 정도 상승하는 등 주식시장도 상승세를 달리며 야당의 승리를 축하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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