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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군 호송열차 충돌 1천여명 사망설 확산

AFP통신 보도. 통일부는 "소식 들은 적 없어 논평 불가"

대북지원단체 ‘좋은 벗들’이 1일 소식지를 통해 밝힌 ‘4월 북한 군인 호송열차 충돌 대형참사 소식’이 외신에 잇달아 보도되며 소식의 진위 및 피해 규모 여부와 함께 정부당국의 인지 여부 등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지난 2004년 4월 발생했던 북한 용천역 폭발사고와 9월 양강도 김형직군의 폭발사고 때도 정부는 한동안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지 못해 한미 간 정보 공조 이상설이 흘러나오는 등 미비한 대응으로 정치권의 논란을 빚었던 통일부는 이번 열차 참사소식에 "들은 바 없다"고 밝히는 등 대북 정보력과 대처에 대한 파문이 재연될 전망이다.

호송열차 제동장치 고장으로 화물열차 정면충돌,1천여명 사망설

3일 <AFP통신>은 지난 4월23일 호송열차와 화물 열차가 충돌해 1천여명이 숨지는 대형참사가 발생했다고 발표한 ‘좋은 벗들’의 소식지를 인용, “지난 4월 23일 함경남도의 외지고 낙후된 고원군 지역에 있는 부래산 기차역 부근에서 평양-평강행 열차와 고원에서 양덕으로 올라가던 화물열차가 정면충돌한 대형사고가 일어나 열차승객 1천여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소식이 <AFP통신> 등 해외통신사를 통해 보도된 뒤 <방콕포스트> < 메일 & 가디언 온라인> <미디어팩스> 등 해외언론에 연일 보도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AFP통신>은 이 사건에 대해 “군인 호송열차 쪽에는 특히 만기제대 군인과 최근 새로 입대한 군인이 탑승하고 있었다”며 “사고원인은 여객열차가 고원군 부래산역 근처의 내리막길을 달릴 때 기관차에서 압축기 고장으로 인해 브레이크가 작동하지 않아 발생했기 때문으로 화물열차를 미처 피하지 못하고 정면으로 충돌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좋은벗들'이 공개한 평양-평강행 노선의 부래산역 지도 ⓒ 좋은벗들


<AFP통신>은 “‘좋은벗들’ 소식지가 ‘사고 수습을 위해 북한 당국은 사망자 가족에 대한 피해보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피해자 가족에게 개별 통지하는 것만도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며 “북한 당국은 일단 피해보상금 마련에 부심하고 있으며, 특히 북한이 보상을 위한 방법으로 국경세관으로 들어오는 물품중 일부를 세금으로 떼어내 보상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좋은벗들’은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북한당국이 사고 후 철저하게 참사소식을 비밀에 부쳤으나 사망자의 친척들을 통해 소식이 퍼져나갔고, 북한당국이 철저하게 외부로 정보가 새나가는 것을 막고 있다”며 “북한 철도 운행의 문제점은 기관차 부족, 화차 부족, 전기부족, 선로불량, 낙후된 통신시설 등 총체적인 노후현상과 물자부족 때문으로 대형 열차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철로 보수와 개선 및 기관차, 화차 등의 전면 교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북한의 철도체계가 극도로 노후화됐으며 수십년된 부품들로 인해 시속 65km 이상 속도를 내지못한다며 연료와 전기의 부족 탓에 많은 기차들이 운행되지 못한 채 놀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AFP통신>은 이와 관련 통일부에 확인을 요청했으나 통일부 당국자가 '현재까지 사고 관련 소식을 들은 적이 전혀 없어서 논평을 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 통일부에 사고 소식과 정부 대책을 확인하려 했으나 토요일인 3일 통일부는 전화를 전혀 받지 않고 있다.

북한 노후한 철도체계와 대책 미비로 대형사고 잇따라

북한에서는 이같은 노후한 철도 체계와 안전사고 대책 미비로 대형사고가 잇따랐다. 지난 70년대 중반에는 함경남도 흥남역에서 비료를 선적한 열차가 폭발해 주변지역이 거의 파괴됐고, 87년에는 함경남도 화성군에서 북한군 호송열차가 폭발해 주변 민가가 파괴됐다.

또 97년에는 자강도 희천군에서 열차가 추락해 승객 2천여명이 죽거나 다쳤고, 2000년 1월에도 평안남도 양덕에서 열차 사고로 승객 1천여명의 사상자가 났다. 지난 4월22일 평안북도 용천역 열차 폭발사고로 1백50여명이 사망하고 1천3백여명이 부상했으며, 8천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하는 참사가 빚어졌다.

이와 관련, 국제구호기관들은 북한에서는 철도를 비롯한 기반시설이 낡아 각종 사고가 이어지고 있으나 북한 매체들은 대체로 보도를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고 북한당국의 보도통제가 철저해 국제사회의 구호손길도 그만큼 늦어지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해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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