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은 시각'과 부단히 싸우겠습니다
[뷰스앤뉴스 창간사] 비난이 아닌 비판에 충실할 터
어리석은 시각이 있을 뿐입니다.”
2006년 3월13일 문을 연 <뷰스앤뉴스>의 생각입니다. <뷰스앤뉴스>는 ‘사람’ 탓을 하지 않습니다. ‘시각’을 문제 삼을 뿐입니다.
우리를 어리석게, 어지럽게 만들려는 세력들
우리 주변에는 우리의 시각을 어리석게, 어지럽게 만들려는 존재들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그것도 불순한 의도를 갖고서 말입니다.
한 예로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가 ‘빈부 양극화’입니다. IMF사태를 계기로 외세에 의해 전면 도입된 신자유주의에 따른 비정규직 양산, 그 후 정권안보 차원에서 성장률 끌어올리기에 급급해 하던 집권세력들이 선택한 주식-부동산 경기부양책의 결과입니다. 그 결과 우리 사회의 양극화는 중남미 수준으로 심화됐고, 사회는 완전히 두 토막 났습니다.
아이러니는 양극화 주역들이 반성은커녕 양극화를 도리어 정략의 도구로 사용하려 한다는 사실입니다.
참여정부는 양극화 책임을 IMF사태를 초래한 YS정권, 카드거품-주식거품-아파트거품을 만든 DJ정권만의 탓으로 돌리고 있습니다. 자신들의 책임은 전무하다는 겁니다. 도리어 자신들이야말로 양극화 해소를 위해 불철주야 노력해온 세력이라고 강조합니다. 참여정부는 8.31 부동산대책을 만든 관료들에게 대대적 논공행상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과연 그럴까요. 유감스럽게도 참여정부 출범후 3년 동안 전국의 부동산값은 2천5백조원(경실련 추산)어치나 폭등했습니다. 이 가운데 2천조원의 불로소득이 상위 5%에게 돌아갔습니다. 정권 출범이래 각종 부동산경기부양책을 쏟아낸 데다가, ‘전국균형발전’을 명분으로 행정도시-기업도시-혁신도시 등 각종 대책을 쏟아내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든 결과입니다. ‘투기균형발전’을 이룬 셈이죠.
참여정부는 연초에도 당초 연간 1~2개만 허용하겠다던 기업도시를 신청만 하면 무제한 허용하겠다고 말을 바꾸었습니다. 선거가 눈앞에 다가오니 그럴 밖에요. 참여정부의 행태는 말 그대로 ‘눈 가리고 아웅’입니다.
언론은 어떨까요. 얼마 전 국내최대 발행부수를 자랑하는 유력일간지는 1면에 대문짝만하게 “양극화 주범은 노무현 정권”이라는 요지의 비판적 경제기사를 실었습니다. 내용은 틀린 게 없습니다. 참여정부 들어 급등한 부동산-주식 등 자산거품이 양극화의 근원이라는 주장이니까요. 문제는 과연 이 신문을 비롯한 대다수 언론에게 양극화 책임 운운할 ‘자격’이 있느냐는 겁니다.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전국 땅값이 들썩일 때 대다수 언론은 건설업계의 이익을 철저히 대변, 도리어 건설규제를 더 풀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습니다.
아파트값 폭등에 분개한 국민들이 “도대체 아파트 한 채 짓는데 얼마나 들어가는지 알고나 당하자”며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할 때에도 이들은 업자 편에 섰습니다. 국민의 무려 90%가 분양원가 공개를 요구하는데도 말입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마도 언론사의 생명선인 광고 수입의 절반가량이 건설관련 광고였기 때문일 겁니다.
<뷰스앤뉴스>는 앞으로 정치권력-언론권력의 이런 아이러니를 용납하지 않고, 그 허구성을 신랄히 파헤칠 겁니다.
시민파워의 지속적 발전을 위하여
며칠 전, 재벌의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해 오랜 기간 애써온 한 시민운동가 출신의 유명 교수분이 국내외 굴지의 금융자본들로부터 2천억원대의 거액을 투자 받아 사모펀드(PEF)를 만든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소유지배 구조가 좋은 알짜기업들에 집중 투자해 이들을 키워내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조금 씁쓸했습니다. 기업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한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시도임은 분명합니다.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을 많이 키워내는 것은 한국경제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랜 기간 시민운동을 해온 분이 과연 직접 사모펀드라는 돈장사판에 뛰어드는 게 최선의 선택일지는 의문입니다. 시민운동과 돈벌이는 본디 상극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몇해 전, 2백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와 영국 연기금은 공동으로 이른바 'FTSE4GOOD'이라는 지수를 새로 개발했습니다. 이 지수는 '주주가치 중시' '환경개선을 위한 노력' '인권신장에 대한 공헌'이라는 세 가지를 잣대로, 연기금이 투자할 기업을 선정하기 위해 만든 것입니다.
영국이 이 지수를 만든 것은 단순히 윤리적 책무 때문만이 아니었습니다. 수십년 간의 통계를 기초로 주가동향을 분석한 결과, 주주가치-환경-인권을 중시하는 기업의 성장성이 가장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무기산업이나 담배산업 등은 주가가 내리막길을 걷는 사양산업인 반면에, 환경친화적인 풍력-태양에너지 등 대체에너지산업에 뛰어든 기업들은 꾸준히 주가가 올랐습니다. 따라서 무엇보다 운용의 안전성이 중시되는 연기금은 환경과 인권 등을 중시하는 안전한 성장산업에 투자해야 한다고 판단해 이런 지수를 만든 겁니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시민단체들에 대해서도 걱정하는 시선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시민파워가 또 하나의 기성권력화해서는 안된다는 의미에서인듯 싶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볼 때 시민운동의 상징적 존재인 분이 외국계 자본과 손잡고 사모펀드를 만든다는 것은 그동안 그가 신랄히 비판해온 재벌들의 비아냥은 물론, 일반국민들에게도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큽니다. 그보다는 영국이 'FTSE4GOOD'를 만들었듯, 이 교수분도 돈벌이와 무관한 객관적 투자지수를 만드는 쪽으로 방향을 바꾸었으면 하는 게 그 분을 아는 많은 이들의 바람입니다.
<뷰스앤뉴스>는 앞으로도 계속해 우리 사회의 소금이 되어야 할 시민사회에 대해서도 이런 비판적 제언을 서슴지 않을 겁니다.
고이즈미와 캐머론이 우리 권력에게 주는 교훈
국제사회에서는 결코 그렇지 않으나 일본 내에서는 최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지지율이 수직상승하고 있습니다. 지난주 후지 TV 조사결과 56.8%를 기록, 전주보다 6.2%포인트나 수직상승했습니다. 불과 반년 뒤 퇴임 예정인 총리로서는 대단히 이례적인 현상입니다. 임기가 2년이나 남은 노무현 대통령에게서 벌써 목격되는 ‘레임덕’ 현상을 찾을 길 없습니다.
고이즈미가 신사참배 강행 등 쇼비니즘적 대외정책을 취했기 때문일까요. 부분적인 한 요인일 수는 있으나, 고이즈미의 외교에 대해 최근 일본 우익내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고이즈미 인기 상승의 근원은 다른 곳에 있습니다. 핵심 동인은 ‘개혁’이며, 그것도 관료조직을 겨냥한 ‘행정개혁’입니다.
고이즈미 정부는 10일 국회에 ‘행정개혁추진법안’을 제출했습니다. 이 법은 행정개혁의 기본 이념을 ‘작고 효율적인 정부’로 정했는데, 그 내용이 참 신선합니다.
우선 현재 8개로 나눠져 있는 정부계 금융기관을 2008년까지 통폐합해 하나의 기관으로 만드는 동시에, 이 신설금융기관 임원으로 대장성, 재무성 등 중앙부처 공무원이 내려가는 '낙하산 인사'를 원천봉쇄했습니다.
또한 공무원 총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국가공무원 숫자를 2010년까지 5%이상, 지방공무원은 4.6%이상 줄이기로 했으며, 그동안 공무원들에게 합법적으로 허용했던 1일 30분간의 유급휴식 시간도 없앴습니다.
우리 사회도 골머리를 앓고 있는 국민연금 개혁과 관련해선, 공무원이 가입하는 공제연금(우리나라의 공무원연금)과 일반국민에 가입하는 후생연금(우리나라의 국민연금)을 통폐합하기로 했습니다. 공제연금 혜택액이 후생연금보다 20% 많아 불평등하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이밖에 '세금 먹는 하마' 중 하나인 공영방송 NHK에 대해서도 채널 숫자를 줄이고 자회사를 통폐합하며 외주비율을 높이고 2007년부터 수신료 사용내역을 공표하도록 하는 요지의 ‘NHK 개혁안’을 마련했습니다.
또한 교육개혁과 관련해선 지정학교 이외에 진학할 수 있는 ‘학교선택제’를 적극 도입하는 동시에, 교원 자격증이 없는 사회경험자의 교원 등용이 용이하도록 채용방법을 바꿔 교육계에 건강한 긴장을 촉발하는 한편, 교원 평가제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이러다보니 고이즈미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는 것도 당연합니다. 지지율 침체로 부심하는 노무현 정부가 철저히 연구해야 할 벤처마킹 사례가 아닐까요.
'노무현 두들기기'에 따른 반사이익에 안주하고 있는 한나라당에게는 벤치마킹할 대상이 없을까요. 물론 부지기수로 많습니다.
한 예로 요즘 영국에서는 야당인 보수당의 젊은 당수 데이비드 캐머론의 인기가 대단해, 8년만에 처음으로 집권 노동당의 인기를 앞질렀을 정도입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39살의 젊은 나이의 초선의원으로 지난해말 12월 보수당 당수로 선출된 캐머론이 보수당의 정신적 지주인 대처 전총리의 '신자유주의'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대신 그가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인간의 얼굴을 한 보수주의'로, 실제로 그는 당수 취임후 시장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분배와 복지 등 경제정의 정책을 적극 수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또 "보수당은 이제 불평불만을 그만하고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웨스트민스터(영국 의회)에서 일상사가 된 뒷다리 잡고 물고 늘어지는 인형극 같은 정치에 신물이 났다"며 집권당인 노동당의 정책이 옳다고 판단되면 적극 협조하는 소신을 보였습니다. 신선한 충격을 받은 영국국민들이 캐머론에게 환호하는 것도 당연한 일입니다.
요즘 '얼굴 알리기' 차원에서 외유에 여념없는 한나라당 대권주자들은 우선 영국부터 찾을 일입니다.
<뷰스앤뉴스>는 역동하는 국제사회의 변혁을 도외시하는 우리나라 정치 지도자들에게 부단히 이런 압력을 가할 생각입니다.
'어리석은 시각'과의 무한전쟁
프랑스의 지성 자크 아탈리는 근저 <인간적인 길>을 통해 세계 국가들이 나아가야할 길과 관련, “경제적으로는 현실주의적이며, 사회복지 측면에선 과감하고, 문화적으로는 창조적이며, 정치적으로는 자유로운 사회”라는 방향성을 제시했습니다. <뷰스앤뉴스>는 이에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이같은 건강한 사회 건설을 위해 <뷰스앤뉴스>는 '어리석은 시각'들과 부단히 싸울 겁니다.
동시에 스스로 '어리석은 시각'에 사로잡혀있는 부분이 발견되면 부단히 자기 교정노력을 하겠습니다.
우리 사회의 '어리석은 시각'들이 바뀌는 그 날까지, <뷰스앤뉴스>는 걷고 또 걸을 겁니다. 지켜봐 주시고, 꾸짖어 주시고, 동참해 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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