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미국에 불법으로 체류하던 콜롬비아 국적자들을 태운 항공기 착륙을 콜롬비아가 거부하자 대대적 보복관세를 지시하고, 이에 맞서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도 맞보복관세를 선언하는 등 정면 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다수의 불법 범죄자를 태운 미국발 송환 항공기 2대가 콜롬비아에서 착륙을 거부당했다고 막 보고받았다"며 "이는 자국에서도 매우 인기가 낮은 사회주의자 페트로 대통령의 지시였다"며 페트로 대통령을 원색비난했다.

그러면서 "이런 착륙 거부는 미국의 국가안보와 공공안전을 위협한 것"이라며 "이에 긴급하고 단호한 보복 조치를 즉각 시행하도록 지시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콜롬비아산 미국 수입품에 25% 긴급 관세를 부과하고, 1주일 후 이를 50%로 인상하도록 지시했다.

아울러 콜롬비아 정부 관료 및 그 동맹, 지지자들을 상대로 즉각적인 입국 금지 및 비자 취소, 나아가 콜롬비아 정부 집권당원과 그 가족, 지지자들에 대한 비자 제재를 명령했다. 또한 모든 콜롬비아 국적자 및 화물에 대한 세관·국경 검문 강화,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따른 재무부, 은행 및 금융 제재도 지시했다.

이에 대해 페트로 대통령은 즉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통상장관에게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라고 지시했다"며 맞보복관세를 선언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콜롬비아에 불법 이민 미국인이 1만5천660명이나 있지만, 이들을 수갑에 채워 돌려보내는 작전을 실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나치와 정반대"라고 말해, 미국을 나치에 비유하기도 했다.

AFP 통신은 이와 관련, "콜롬비아는 라틴 아메리카에서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인 데다 미국과 FTA를 맺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실제 (관세 부과 등을) 조치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콜롬비아는 미국이 양국 간 무역에서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몇몇 나라중 하나이기도 하다. 미국 인구조사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2023년 양국 교역 규모는 338억 달러(약 48조4천억원)에 달하고, 미국은 16억 달러(약 2조3천억원)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AP 통신은 콜롬비아가 미국의 두 번째로 큰 옥수수 및 옥수수 사료 수입국으로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아이오와, 인디애나, 네브래스카 등 농업이 발달한 주(州)에서 지난해 대(對)콜롬비아 수출로 7억3천3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고 지적했다.